▲방글라데시의 아이들 귀국 전, 동네 친구들에게 사진을 찍어 선물했다.
DAPLS 이혜령
아트페스티벌이 아이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나요?왜 하필 아트페스티벌이냐고 사람들이 물었다.
2년간 현지에서 생활하며 선한 의도로 시작한 일들이 영구적인 원조 의존 상태로 만들게 해버리는 것은 아닌지 모순적인 원조 구조에 대한 회의가 많이 들었다.
물질적 기부는 끝이 없어 보였다. 학교를 지어주면 컴퓨터를 필요하다고 했고, 컴퓨터를 사주면 유지비가 필요했다. 이러한 물질적인 도움이 잘못되었고 옳고 그름을 따지려는 것은 물론 아니다.
여전히 물질적인 도움이 필요한 곳은 많이 있다. 하지만 단순히 의식주 해결을 위한 물질적인 도움뿐만 아니라 그들이 자립을 도울 수 있는 활동이 함께 가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리고 지금이 정말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새로운 구호활동이 필요한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을 꿈꾸게 하고 아이답게 자랄 수 있게 하는 교육과 빈부 격차에 상관없이 모든 아이에게 미술 교육과 문화적 경험을 마련해주는 일은 빠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성과를 이룰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하지만 방글라데시에서의 경험으로 이러한 일들이 아이들에게 창의적인 기회의 장을 마련해 줄 수 있고 꼭 필요한 일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방글라데시에 있는 동안 실제로 아이들을 모아서 미술교육과 체육수업을 하다 보니 짧은 시간 내에도 성취감을 느껴 자존감이 회복되고 밝아지는 아이들을 봤다.
예술이 주는 기쁨, 동기 부여가 커다란 삶의 의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의 눈빛이 달라지는 걸 보면서 확신을 했다.
우리는 예술교육과 문화적 기회로 능동적으로 살아갈 기회를 얻게 될 거라고 믿고 있다.
2012년 아트 페스티벌을 함께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예술을 통해 더 나은 모습의 방글라데시를 그리고 싶다'라는 다다의 말을 이해하게 됐고 무엇보다 일방적인 기부가 아니라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