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환경안전기술원 홈페이지직접 연결되는 배너나 홍보 내용 등은 찾을 수 없다.
한국 환경안전기술원
환경부가 적극적으로 시민들의 피해를 찾아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만, 가습기 피해에 대해 알리거나 피해자를 찾는 일에는 매우 미온적이라고 피해자들은 주장했다. 환경부 홈페이지에서 가습기 피해자에 관한 정보를 찾기 어려우며 접수도 직접 받고 있지 않았다.
홈페이지에서 홍보 배너도 찾을 수 없었다. 피해자 접수에 대해서도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우편으로만 접수하게 되어 있다. 피해 입증을 위해 실제 서류가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광범위한 피해자가 있을 수 있으므로 간이접수나 상담을 통해 서류접수를 유도하는 등의 적극적인 대책들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접수하여 처리하게 되어 있지만 신청서를 홈페이지에서 찾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또한,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접수하여 처리하게 되어 있지만 신청서를 홈페이지에서 찾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홈페이지에는 관련 정보는 홈페이지 우측 하단에 작은 아이콘이 전부였다. 누구나 쉽게 접근이 가능하도록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피해자들은 오후 6시 30분부터 7시 30분까지 시청 북문에서 퇴근길 바쁘게 움직이는 시민들에게 캠페인을 진행하고, 시청사거리에도 찾아서 활동을 이어갔다. 현장을 지나가는 많은 시민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찾기 캠페인에 관심을 두고 적극적으로 내용을 묻기도 했다. 캠페인에 함께하는 대전에 거주하는 피해자 김씨는 "(사람들이) 가습기 피해자라는 것을 스스로 인식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개탄하면서, "본인 역시 전혀 이를 알지 못한 체 피해를 당하게 되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례 공유
두 번의 캠페인을 마치고 오후 8시부터는 대전환경운동연합 교육실에서 피해자 간담회를 통해 피해 사례를 공유하고 향후 활동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다. 3명의 피해자가 참가한 이날 간담회에서는 다양한 피해 사례가 공유되었다.
대전에 사는 나아무개씨의 경우 3살 난 첫째 아들을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잃었다. 나씨는 병원에 입원해 사경을 헤매는 아들 간호에 매달리느라 다른 가족의 건강을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고 한다. 지난 2014년 4월 아들의 판정 결과가 나온 후에야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된 다른 가족들도 피해가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추가로 신고했다고 한다. 이후 둘째와 셋째 아이도 피해 인정 판정을 받았다며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경우 가족 전체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5월 사망한 이아무개씨는 대전에 거주하면서 2001년부터 둘째 아이 출산 전후로 가습기 살균제를 쓰기 시작해 2011년까지 겨울마다 매달 3∼4개씩 제품을 사용했다. 폐 섬유화증 등 각종 폐 질환에 시달린 이씨는 2015년 4월 환경부의 가습기 살균제와 질환의 인과관계 2차 조사에서 가장 높은 '거의 확실' 판정을 받았다. 이씨는 심장과 신장이 제 기능을 못해 지난 5월 4일 충남대 병원에 입원했고 9일 낮 갑자기 호흡곤란이 심해져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대전의 또 다른 피해자인 정씨의 아이는 태어난 지 34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사망했다. 아이의 어머니는 아이 사망 1년이 지난 이후 같은 증세로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다행히 어머니는 폐 이식을 받으면서 생명은 건졌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는 대부분 가족 단위로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다른 환경피해보다 더 심각할 수밖에 없었다. 대부분 피해자들은 고액의 병원비로 온전한 가정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관련 기업은 피해자 보상 절차를 진행하지 않은 상태이고, 이런 태도는 피해자들의 아픔을 가중하고 있다.
문제의 가습기 살균제 생산과 판매는 중단되었지만 가족들의 피해는 현재 진행형이다. 시중에 판매된 가습기 살균제 종류는 모두 20여 종인데 가장 많이 사용된 상위 10개 제품 중 영국계 다국적 기업 옥시레킷 벤키저가 만든 '옥시싹싹 가습기 당번'이 80%로 가장 판매 비율이 높았다. 다음으로 높은 판매 비율 제품은 애경 가습기메이트, 롯데마트 PB, 세퓨, 홈플러스 PB, 이마트 PB, 코스트코 PB, 아토세이프 가습기 항균제, 아토세이프 가습기 살균제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