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콤바인으로 벼를 수확합니다
강미애
10월 27일 가을이 무르익어가는 계절, 충남 예산군은 벼 수확에 한창입니다. 1년 동안 부지런한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 눈부신 황금벼가 현대식 콤바인에 일제히 쓰러집니다.
이맘때 즈음이면 제가 자란 어린 시절의 고향 추억이 많이 떠오릅니다. 청소년 시절을 보낸 농촌의 가을은 요즘 풍경과 조금 달랐습니다. 1970년 때만 해도 사람이 낫으로 벼를 일일이 베어 눕혔고, 농번기에는 어른을 도와 벼 수확을 하느라고 학교도 쉬며 집안 농삿일을 도와야 했습니다.
요즘은 콤바인 한 대로 5천 평 이상의 벼를 베어 눕힌다고 합니다. 논에서 벼를 탈곡하여 큰 자루에 담은 뒤 바로 실어서 말리는 곳으로 가져갑니다. 오래전에는 여러 사람들이 줄지어 서서 낫으로 벼를 베고, 촌아낙네가 함지박에 내어오는 국수와 막걸리로 새참을 먹어가며 온종일 벼를 베었습니다.
지나가는 동네 사람을 불러서 막걸리 한 잔 나누는 따뜻한 풍경이 있었습니다. 현대의 기계 문명 발달로 사람이 콤바인을 몰고 가면 벼는 순식간에 베어 눕혀지고 탈곡까지 하여 차에 쌀가마를 싣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이렇게 편리한 농사법 앞에서도 사람들은 저마다 바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