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떳다방'서 건강식품 팔아 121억 사기 친 업자 구속

법원, 건강식품유통업자 황아무개 대표 구속영장 발부

등록 2015.10.28 09:51수정 2015.10.28 09:51
0
원고료로 응원
노년층을 대상으로 건강기능식품을 만병통치약처럼 팔아 100억 원대의 사기피해를 입힌 황아무개 N&S 대표에게 구속영장이 떨어졌다.

28일 검찰과 법원, 경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전날(27일) 황 대표를 상대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벌였고, "증거 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황 대표는 일명 '떳다방'으로 알려진 홍보관에서 건강기능식품인 심황단이나 홍경천 등을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팔아 노년층에게 121억 원의 사기피해를 입혔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원가가 몇만 원에 불과한 건강기능식품을 수십만 원에 팔아 막대한 이익을 얻어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과 경찰이 수사를 확대할 경우 사기피해 금액이 이보다 훨씬 더 늘어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특설판매 최대의 사기사건'으로 기록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구속영장이 발부된 황 대표는 건희기획, N.N.S, 동국디톡스, N&S, 에코놀 등에서 18년간 특설판매업(건강식품유통업)에 종사해온 기업인으로 현재 제7대 한국특설판매상공인협회(특판협) 회장을 맡고 있다. 특판협은 특판업계가 특판업을 양성화한다는 목적으로 지난 2006년 설립한 단체다.

지난 5월 황 대표를 신속하게 수사하라고 촉구하는 성명서를 냈던 노정호 한국노년복지연합 사무총장은 "홍보관 점장이나 모집책으로부터 입수한 고객정보를 이용해 족집게처럼 고객의 상황을 알아맞힌 뒤 '몇 박스 먹어야 한다'며 제품을 팔았다"라며 "판매방식이 독특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건강기능식품을 1500만 원어치 구입한 한 제보자는 "상담실에 줄을 서서 들어갔더니 '자식이 큰 병에 걸린다, 약을 미리 구비해서 예방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해서 구입했다"라며 "자식 얘기를 해서 안 살 수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한국노년복지연합은 "건강식품을 마치 만병통치약으로 속여서 판매했을 뿐만 아니라 의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몇 박스를 구입하라는 처방전까지 써주며 1인당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몇천만 원어치를 판매했으며 그 피해자수는 수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지능범죄수사팀은 지난 6개월 동안 황 대표와 특판협 사무실 압수수색, 홍보관 점장 소환조사 등 '특판업 최대 사기사건'을 치밀하게 수사해왔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홍보관 등에서 노년층을 상대로 벌어지는 사기상술을 뿌리뽑는 계기로 만들 계획이다. 
#홍보관 #특판협 #홍경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2. 2 천재·개혁파? 결국은 '김건희 호위무사' 천재·개혁파? 결국은 '김건희 호위무사'
  3. 3 미 대선, 200여 년 만에 처음 보는 사태 벌어질 수도 미 대선, 200여 년 만에 처음 보는 사태 벌어질 수도
  4. 4 "민주당 지지할 거면 왜 탈북했어?" 분단 이념의 폭력성 "민주당 지지할 거면 왜 탈북했어?" 분단 이념의 폭력성
  5. 5 "김건희·명태균 의혹에... 지금 대한민국은 무정부 상태" "김건희·명태균 의혹에... 지금 대한민국은 무정부 상태"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