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목욕 후 라면 사리까지 얹어 맛있게 먹었답니다.
임현철
나체 아들의 '쭉쭉 빵빵' 마른 몸매, 너무 부러워"아빠 목욕비 가져 왔어?""왜? 아들이 내려고?""아니. 목욕 끝나고 우리 통닭 먹자.""그럴까? 콜!"드디어 아들과 목욕탕에 갔습니다. 때수건 하나 달랑 들고. 괜히 든든한 거 있죠. 아들은 팬티만 입고 다니던 집과 달리, 팬티마저 벗었습니다. 나체 아들의 '쭉쭉 빵빵' 마른 몸매가 참말로 부럽대요. 배 나와 배둘레햄(?)이 된 아비와는 전혀 딴판이었습니다. 나도 저렇게 날씬할 때가 있었는데….
"아들, 탕 속에서 몸 푹 불리시게."탕 속에서 "다음 주말에 친구 집에서 자도 되냐?"는 등 이런저런 대화가 오갔습니다. 함께 있으니 닫힌 말문이 열렸습니다. 아들이 때 밀 태세입니다. "등 먼저 밀래?" 물었더니, "다른데 밀고 나서 등 밀겠다"대요. 그래라 했지요. 찬물 더운 물을 반복해서 왔다 갔다 했더니 피로가 확 풀리데요.
"아들, 등 밀자. 때수건 이리 주시게.""아빠 천천히 안 아프게 미세요.""알았어. 안 아프게 살살 밀게."'친구들이랑 겨울방학 때 포경 수술해라', 반응은?변화가 있었습니다. 아들이 초등학교 다닐 땐 "때수건으로 밀면 아프다"며 "온 몸을 손으로 밀어주길" 요구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컸다고 때수건을 받아들이데요. 등은 때수건으로 빡빡 밀어야 개운하고 시원하지요. 등을 밀면서 자연스럽게 아들과 긴밀한 남자들만의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아들... 털이 많이 났네.""많이 났죠?""응. 근데 너 포경 수술하는 게 좋겠다.""아빠도 했어? 수술하면 아파?""아빠는 자연산이야. 넌 친구들이랑 겨울방학 때 수술해라.""알았어. 생각해 볼게."아들이 제 등을 밀었습니다. 등밀이 기계에 밀 때와 아들이 밀어 줄 때 느낌이 달랐습니다. 뭔가 통하는, 아들 낳은 보람이랄까. 그렇게 목욕탕을 나왔습니다. 의기투합한 부자, 통닭집으로 향했습니다. 땀 흘리며 통닭 바비큐에, 라면 사리까지 얹어 맛있게 먹었습니다. 집으로 오던 중, 아들이 요청했습니다.
"아빠, 나 면도기 사주라."아들의 면도기 타령에는 한 인간으로 성장했다는 과시가 은연 중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춘기 소년의 빨리 어른이 되고픈 바람이 들어 있었습니다. 아버지로서 아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자세가 중요했습니다. 하여, "그러겠노라" 수긍했습니다. 녀석, 씩 웃더군요.
"은밀한 대화는 슬슬 피하잖아. 눈치껏 하라고"지인에게 목욕탕의 일을 이야기했습니다. 반응이 의외였습니다. 지인이 '어떻게 아버지와 아들이 목욕탕에서 때 밀며 음경 이야기를 천연덕스럽게 나눌 수 있냐'는 표정이었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
"은밀한 대화는 슬슬 피하잖아. 알아서 눈치껏 하라고. 근데 너희 부자는 직접적으로 이야기 했단 거지? 그런 말이 나오던? 참 재밌는 아빠와 아들이다."남자들이 고래 잡는 때가 있습니다. 대개 태어나서 막이거나, 군대 있을 때 많이 합니다. 지인은 최전방에서 근무하는 통에 고래 잡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더군요. 지인은 복학 후 대학 선배가 몇 명을 모아 함께 해줬다대요. 이는 특별한 경우지요. 제가 군 생활 때 포경수술 많이 했습니다. 발기 때문에 재수술한 동기도 더러 있었지요. 어그적 걷는 폼이 재미있었지요. 저는 굳이 할 필요가 없어 하지 않았습니다.
고민입니다. 내친김에 아들에게 어떻게 성교육을 시킬지 말입니다. 분명한 건, 먼저 남자와 여자가 생각하는 성이 다르다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왜냐면 사랑스런 아들이 아름다운 '부부의 성'을 마음껏 즐길 준비가 되었으면 바라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가정의 행복은 자식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사랑하는 데서 오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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