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권 겉그림.
학산문화사
누군가를 헤아리는 마음이 바로 사랑이 될 테지요. 누군가를 헤아릴 수 있을 때에 비로소 사랑이 될 테지요. 다시 말해서, 전쟁이나 폭력은 '다른 누군가를 조금도 헤아리지 않는 바보스러운 몸짓'일 뿐입니다. 그래서 전쟁이나 폭력은 언제나 사랑을 끔찍히 미워합니다. 전쟁이나 폭력은 언제나 주먹힘이나 전쟁무기로 사랑을 짓밟으려고 합니다.
전쟁을 일으켜서 지구에서 '으뜸 권력'을 거머쥔다면, 이 권력자는 무엇을 할 만할까요? 전쟁무기를 앞세워 지구에서 '으뜸 권력자' 노릇을 하려고 든다면, 참말로 무엇을 할 만할까요? 아무런 사랑이 없는 권력자는 언제나 바보짓을 맴돌이치는 굴레에서 허우적거립니다. 스스로 사랑이 되지 않고 권력만 거머쥐려고 하는 이들은 늘 바보짓에 사로잡히면서도 스스로 바보인 줄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새발의 피라도 상관없다! 계속 해! 저 녀석의 몸은 지금 '신'이라는 것을 가둬 두는 것만으로도 벅차! 터지기 직전의 빵빵한 풍선 같은 상태다! 조금씩이라도 돌의 힘을 갉아 들어가면 언젠가 저 녀석의 몸에도 한계가 올 거야!" (143쪽)"호문쿨루스에서는 뭐가 생기지? 뭘 낳을 수 있나? 파괴밖에 가져오지 않는 존재를 신이라고 부를 수 있어? 궁극의 존재라도 된 줄 알겠지만, 넌 그게 다야." (186쪽)다른 목숨을 빼앗아서 '신'이 되려고 하는 이는 아주 바보입니다. 왜 다른 목숨을 빼앗아서 신이 되려고 할까요? 우리는 누구나 스스로 하느님(신)인걸요. 성경책에 나오는 하느님이 아니라, 온누리에 따스하고 너른 사랑을 함께 나눌 줄 아는 슬기로운 하느님입니다. 너를 사랑하고 나를 아낄 줄 아는 착한 하느님입니다. 나를 사랑하고 너를 아낄 줄 아는 참된 하느님입니다. 우리가 서로 어깨동무하면서 기쁜 웃음을 노래하는 길을 씩씩하게 여는 고운 하느님입니다.
저마다 '내 마음속에서 흐르는 사랑'을 읽고 살피면서 북돋울 줄 안다면, 스스로 하느님이 됩니다. '그 님(신)'은 먼 데에 있지 않습니다. 그 님은 다른 목숨을 빼앗거나 사로잡거나 가로챈다고 해서 되지 않습니다. 그 님은 다른 사람 것을 훔친다고 해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스스로 고요한 숨결이 되고, 스스로 따사로운 넋이 되며, 스스로 즐거운 노래가 될 때에 비로소 너도 나도 하느님입니다.
어린이 마음일 때에 바야흐로 하늘나라에 갈 수 있다는 말처럼, 우리가 '어린이 마음'으로 착하고 참다우며 고운 바람이 되어 하늘을 훨훨 나는 홀가분한 넋으로 삶을 짓는다면, 참말 우리는 서로서로 하느님인 셈입니다. 내가 너를 아끼고 네가 나를 아끼는 기쁜 두레를 이루는 마을살이를 가꾸면, 참으로 우리는 늘 하느님 나라에서 웃고 노래하며 춤추는 멋진 사람인 셈입니다.
"시시한 건 그쪽이야. 자기 머리로 생각하려 들지도 않는 사고정지 바보 주제에! 그리드가 차라리 너희들보다 더 진화한 인간이라고." (162쪽)꿈을 생각하면서 꿈이 됩니다. 사랑을 생각하면서 사랑이 됩니다. 그리고, 전쟁을 생각하면서 전쟁이 되고, 미움을 생각하면서 미움이 됩니다. 우리는 누구나 스스로 생각하는 대로 삶을 짓습니다. 그러니, 나는 우리 곁님이랑 아이들하고 기쁘게 노래할 꿈을 마음에 품습니다. 푸른 숲이 되고, 숲을 가꾸는 바람이 되며, 바람을 마시는 고운 사람으로 이 보금자리를 사랑으로 일구자는 꿈을 품습니다. 내 생각대로 내 삶을 짓는 길을 걸으려 합니다.
삶을 짓는 사람은 으뜸도 버금도 딸림도 아닌 그예 수수한 사람입니다. 우리 어버이가 나한테 물려준 사랑을, 나는 내가 새로운 어버이가 되어 우리 아이들한테 물려줍니다. 아이들하고 오순도순 살면서 나도 언제나 '어린이 마음'으로 하루를 짓겠노라 하고 생각합니다.
강철의 연금술사 26
아라카와 히로무 지음,
학산문화사(만화),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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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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