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지난 9월부터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 작업을 하기 위해 교육부 내 전담팀과 별개로 비공개(TF) 사무실을 꾸리고 운영해왔다는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국립국제교육원 내 비공개 사무실 앞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교문위 소속의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희훈
오전 9시 15분께 현장에 도착한 유은혜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국정감사 기간 때도 그렇고, 지금 상황도 마찬가지로, 굉장히 큰 모멸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국민을 대신한 의정 활동을 원천적으로 무력화한 것이며,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야당이 무리하게 진입 시도와 대치를 벌였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말이 안 된다, 국민이 신변을 보호해 달라고 하면 이렇게 많은 병력을 투입하나"라면서 "이 많은 경찰 병력을 누가, 왜 요청을 했는지 확인할 것이며 교문위 야당 의원의 의정 활동을 방해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것"이라고 말했다.
야당 교문위원들이 26일 해당 건물 직원에게 확인한 결과, 평소 건물을 관리·운영해왔던 직원 모두 비밀 티에프팀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태년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기자회견에서 "(현장 직원에 따르면) 추석 전 교육부로부터 전화로 이 건물을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황우여 장관과 오전에 나눈 통화 내용을 함께 전했다. 김 의원은 "교육부가 해명한 내용과 동일하게 일상적인 교육부 업무를 했다고 하는데, 일상적 업무를 했으면 문을 열지 못할 이유가 있냐"면서 "정당한 작업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며, 이는 관계 법령에도 위배 된다"고 주장했다.
정진후 의원(정의당)은 비밀 티에프팀의 구성원과 역할이 적힌 제보 문건을 설명하면서 "사실상 당 대표부터 (교육부 국감 당시) 교문위 국감 비서 실장, 여당 발언자 모두 이 티에프팀이 제공한 논리를 통해 국정화 추진의 정당성을 설파해온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정부와 여당이) 현 검·인정 교과서가 굉장히 문제가 있는 것처럼 호도한 내용들의 증거이며, 국민 여론을 수렴하는 행정 예고 기간에 여론 조작까지 한 것 아닌가 하는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유은혜 의원은 기자 회견 말미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교육부의 고위 책임자가 와서 티에프팀을 왜, 누가 설치했으며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설명해달라고 장관에게 요청한 상태다, 답변을 기다리며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수단체 회원들, 야당 교문위원 향해 "못 빠져 나가게 막아" 한편 기자회견 후 우측 국립국제교육원 건물로 이동하던 야당 교문위 위원을 향해 앞서 대기하고 있던 어버이연합 등 보수 단체 회원들이 욕설을 하며 길을 막아서는 등 충돌이 이어졌다.
이들은 20분가량 경찰과 실랑이를 벌인 후 오전 12시께 비밀 티에프팀 팀원이 있다고 추정되는 정부초청 외국인 장학생회관 정문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빨강, 파랑 플라스틱 의자를 3열로 맞춰 앉은 50여 명의 시위자들은 "새민련 의원 나와라, 끝장 토론하자" "국정 교과서 강력히 지지한다"고 외쳤다.
"못 빠져 나가게 막어." "자자 자리 이동합시다." 이들은 30분 후 의자를 들고 야당 교문위원들이 있는 오른편 건물로 다시 이동했다. 마이크를 잡은 시위자는 "점심을 먹더라도 30명의 특공대는 남아서 저 놈들 못 나가게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3신 : 26일 오전 2시 10분] "답변한다던 교육부, 지금껏 답 없어"... 교육부 긴급 해명 "한시적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