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3일 오후 대구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서명운동에 참석해 시민들의 환호에 손을 들어 답하고 있다.
조정훈
청와대 5자 회담에서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3일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찾았다.
문 대표는 이날 오후 대구시내 한 커피숍에서 역사학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전날 청와대 5자회동을 언급하며 "그분들의 역사인식은 자기들만이 올바른 역사인식을 가지고 있고 다른 사람들은 전부 반역자이거나 아니면 비애국자이거나 그렇게 인식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이어 "나만 애국하고 있다는 사고가 바로 독재다. 거기에 광기까지 더해지면 파시즘 되는 거 아니냐. 저는 그렇게 느꼈다. 큰일이다"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도대체 어떤 부분이 잘못됐는지 사례를 들어달라고 했는데 하나도 사실이 아니었다"며 "대한민국 헌법에 대한민국의 법통은 임시정부로부터 시작된다고 나와 있다. 1948년 8월 15일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한 날"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도 그렇게 사용해 정부 수립 기념행사도 한다"며 "그런데 그들은 8.15를 국가수립일이 아닌 정부수립일로 표기했다고 한국의 정통성을 부정한다고 주장한다. 아무리 설명해도 소용이 없고 암담했다"고 당시의 심경을 밝혔다.
문 대표는 또 "현재의 검인정 교과서와 과거의 국정교과서, 박근혜 대통령이 축사하면서 극찬했던 뉴라이트 역사교과서를 내놓고 비교하고 토론하고 싶었다"며 "저희들은 국민들이 직접 볼 수 있도록 서울 광장에 역사교과서를 비교할 수 있는 역사체험관을 만들고 버스에 체험관 만들어 전국을 순회하면서 국정교과서 막아 내겠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우리 야당이 아무리 반대해도 (국정화) 확정고시를 하면 그것으로 방침이 결정되어 버린다"며 "이젠 국민 여론에 기댈 수밖에 없다. 고시가 결정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집필 거부운동을 하고 총선의 이슈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하지만 교육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고시를 막기 위해 국회 일정을 연계하거나 예산 심의를 연계해 투쟁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서명운동과 대국민 홍보를 통해 고시가 철회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