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전남 고흥에서는 '대규모 석탄화력발전소'를 군청에서 유치하려 했고, 지역 주민은 이를 반대하려 했습니다. 몇 해 앞서 고흥군청에서는 원자력 발전소도 유치하려고 했으나 지역 주민이 반대해서 백지화 시켰습니다. 인구가 얼마 안 되는 깊은 시골에 대규모 발전소를 지으면, 엄청나게 박아야 할 송전탑을 비롯해서 자연이 망가질 테지요. 이러한 작은 시골 환경운동도 도시 이웃이 함께 '즐겁게 사는 길'을 여는 몸짓입니다.
최종규
대형발전소는 처음 지을 적에도 돈이 어마어마하게 들지만, 유지관리비도 어마어마하게 들고, 송전탑을 세울 적에도 돈이 어마어마하게 들며, 대형발전소 목숨이 다 되어 폐기하려고 할 적에도 돈이 어마어마하게 듭니다. 그런데 정부와 기업에서는 대형발전소 사업을 멈추지 않습니다. 정부와 기업은 대형발전소를 '짓고(1), 관리하고(2), 폐기하는(3)' 건설사업을 꾀하면서 돈을 번다고 여기거든요. 그러면 이런 돈은 어디에서 나올까요? 바로 우리 주머니에서 나오지요.
집집마다 자력발전을 하는 얼거리를 세운다면, 또 집을 지을 적부터 건축폐기물이 나올 집이 아니라, 다시 말하자면 쓰레기가 나올 집이 아니라, 오래된 집을 허물 적에 '집을 지은 재료'를 모두 흙으로 돌려줄 수 있는 얼거리를 세운다면, 도시와 시골 모두 아름다운 삶터가 될 수 있습니다. 일회용품을 만들어서 쓸 생각이 아니라 언제까지나 두고두고 쓸 만한 것을 지어서 쓸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책 한 권도 이와 같아요. 한때 반짝하듯이 읽고 버리는 처세책이나 유행책이 아닌, 도서관에 백 해나 이백 해를 거뜬히 건사해서 두고두고 읽힐 만한 책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이들한테 물려줄 수 있는 책을 써서 지어야 하고, 아이들한테 물려줄 수 있는 '집'을 짓고 가꾸어야 합니다. 부동산이나 돈이 아닌 '아름다운 집'을 짓고 가꾸어서 물려주어야지요. 아름다운 들과 숲과 내와 바다를 가꾸어서 이 모든 기쁨을 아이들이 물려받도록 해야지요.
길'고 긴 싸움 끝에 2008년 서울시는 골프장 계획을 철회하고 대신 공원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단다. 지금의 상암동 노을공원이 바로 그곳이야. 지금 그곳은 주말이면 시민들이 자연을 만끽하는 공간이 되었어.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 공원은 얼마나 소중한 공간이니? 만약 그때 환경단체에서 싸우지 않았다면 철조망 너머 몇몇 부유층이 골프를 치는 모습을 보고 있어야 했을 거야.'(237쪽)어린이하고 푸름이를 둔 어버이라면 <10대와 통하는 환경과 생태 이야기> 같은 책을 이녁 아이하고 함께 읽을 수 있기를 빕니다. 바로 오늘부터 우리가 무엇을 하면서 삶을 기쁘게 가꾸어 아름답게 살아갈까 같은 이야기를 아이들하고 함께 생각할 수 있기를 빌어요.
몸과 마음에 어떤 밥을 주는 삶인지 돌아보아야 해요. 몸만 살찌우는 밥이 아니라 마음을 함께 살찌우는 밥을 먹는지 짚어야 해요. 몸과 마음을 사랑으로 아름답고 슬기롭게 가꿀 수 있어야 해요. 다 함께 모여서 어우러지는 이 지구별을, 이 나라를, 이 마을을, 웃음과 노래가 흐르는 짙푸른 숲집이 되도록 돌볼 때에 비로소 사람다운 꿈을 이루리라 느껴요.
10대와 통하는 환경과 생태 이야기
최원형 지음,
철수와영희,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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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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