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식 대자보'에 이어, 각 학과 특성을 살린 '기발한' 국정화 반대 대자보가 연일 화제다. 20일 온라인에서는 국정화를 반대하며 '이 날, 목 놓아 통곡하노라'라는 뜻의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을 인용해 쓴 대자보가 화제가 됐다.
대학희망 페북 갈무리
박근혜 대통령을 김정은 북한 위원장에 비유해 풍자한 '북한식 대자보'에 이어, 각 학과 특성을 살린 '기발한' 국정화 반대 대자보가 연일 화제다. 이번엔 '시일야방성대곡' 대자보도 나타났다.
20일 온라인에서는 경희대 사학과 15학번 장현석 학생이 국정화를 반대하며 쓴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 '이 날, 목 놓아 통곡하노라'라는 뜻)'을 인용한 대자보가 화제가 됐다. 1905년 구한말 당시 장지연이 쓴 이 사설은, 일본 압박에 못 이겨 체결한 을사늑약(조약)의 부당함을 알리고, 이에 찬성하거나 암묵적으로 동의한 대신들을 비판하고 있다.
대자보는 이어 시일야방성대곡에 등장하는 '이등 후작', 즉 이토히로부미를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 을사조약 체결을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비유했다.
다른 경희대 사학과 학생은 <조선왕조실록> 형식을 빌려와 대자보를 쓰기도 했다. 박재란 학생은 '세종 51권, <태종실록>을 보는 것에 대한 논의'를 '<교과서>를 고치는 것에 대한 논의'로 바꾼 뒤, "(박근혜) 대통령께서 말씀하시기를 (…) 내가 검정교과서를 한번 고치려고 하는데 어떤가"라고 썼다.
대자보는 이어 "이에 전국 각지의 사자가 집필을 거부하며 아뢰기를 '이번에 사용하는 교과서는 모두 공과 과가 실려 있어 다시 고칠 것도 없으려니와 하물며 각하께서 이를 고치시는 일이야 있겠습니까'(…) 라고 하매, 대통령이 말하기를 '그래도 고칠 것이다' 하였다"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