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
이상기
벨베데레 궁전은 빈의 도심인 링슈트라세(Ringstrasse) 외곽에 자리 잡고 있다. 상궁으로 들어간 우리는 1층을 생략하고 2층으로 올라간다. 그리고 먼저 동쪽에 있는 19세기 초 예술을 보러간다. 가장 먼저 찾아간 그림이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이다. 이 그림은 고전주의 화가 자크-루이 다비드(Jacques-Louis David)가 1801년 그렸다. 원래 제목은 '높은 장트 베른하르트 고개 위의 보나파르트'이다.
이 그림에서 나폴레옹은 백마를 타고 망토를 걸친 모습으로 알프스산맥을 가리킨다. 나폴레옹이 이상적인 군인의 모습으로 과장되게 그려졌다. 말 사이로는 대포를 끌고 가는 병사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왼쪽 아래 바위에는 세 사람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가장 위에 보나파르트(BONAPARTE)가 가장 선명하고, 그 아래 한니발(ANNIBAL)이 흐릿하다. 가장 아래 칼 대제(KAROLUS MAGNUS IMP)의 이름 역시 선명하다.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은 제목도 세 가지고, 그림도 5종이나 된다. 이들은 1800년에서 1802년 사이, 다비드가 다른 화가의 도움을 받아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때문에 그림의 배경, 나폴레옹, 말의 색조가 조금씩 다르게 그려졌다. 이곳 벨베데레의 나폴레옹은 밝음과 어둠의 중간 정도로 표현되어 있다. 그림의 크기는 232×275㎝다. 이들 5종의 그림 중 두 점은 프랑스에, 두 점은 오스트리아에, 한 점은 독일에 있다.
그 외 고전주의와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화가들의 이름을 처음 들어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지 독일 낭만주의 화가 카스파 다비트 프리드리히(Caspar David Friedrich)의 그림은 분명히 알 수 있다. 산과 바다 등 자연풍경을 몽환적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1822/23년에 그린 '엘베 산악지역의 바위 풍경'이 있다.
우리가 벨베데레 궁전에서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이, 이 궁전의 주인이었던 오이겐 왕자(Prinz Eugen: 1663-1736)다. 그는 오스트리아 제국의 명장으로 오스만 터키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1718년 오스만군과의 전쟁을 통해 유럽의 동남쪽 발칸에 대한 지배권을 확보한 다음 정치가, 외교관, 예술애호가로 활동했다.
그 때문에 1718년 슈펜(Jacob van Schuppen)이 그린 오이겐 왕자의 그림이 이곳에 있는 것이다. 1718년이면 예술사적으로 바로크 시대다. 바로크 화가로 우리는 렘브란트, 루벤스 등을 떠올린다. 그러나 지명도는 이들에 비해 떨어지지만 슈펜, 마이텐스(Martin van Meytens), 트로거(Paul Troger) 같은 사람들이 유명하다. 이들 화가는 초상화, 성화 등을 많이 그렸다.
세기전환기의 오스트리아 현대 예술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