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래청춘식당 '마지'
작은자유
- 청춘식당 '마지'를 시작한 지 한 달 반 정도가 지났는데 소회가 어떠신가요?쏘야 : "한 달의 소회? 어디부터 시작하면 좋을까요. 많이 울고 웃고(웃음), 마음고생, 몸 고생하면서 한 달 운영을 끝냈어요. 월급도 서로 약속한 대로 받고, 그러고 있네요. '이렇게도 살 수 있구나', '그런데 이렇게 사는 게 나하고 맞나?'라는 질문을 하루에도 몇 번씩 던져요. '마지'의 처음으로 돌아가 보면, '작은자유'라는 산내 청년모임에서 시작되었죠. 함께 재밌게 놀다 보니 이걸 지속하기 위해서는 고민이 필요한 거예요. 일자리가 필요했어요. 시골에서의 생활도 '삶'인데 놀기만 해서는 안 되잖아요?
그런 내부의 고민과 외부의 도움이 잘 맞아떨어져서 살래청춘식당 '마지'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처음에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건 6명이었고, 현재 5명이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다들 다른 배경과 고민·상황이 있어요. 개인적인 소회를 말씀드리자면, 저는 몸을 많이 쓰던 성향은 아니었어요. 도시에 있으면서 책이나 간접 경험을 통해 머리로 '이렇게 사는 것이 옳다'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몸으로 체험했을 때 차이가 크더라고요.
식당을 하는 건, 요즘 '먹는 장사'는 안 한다고 하잖아요? 그만큼 힘들다는 거예요. 아마 다른 친구들도 이렇게 힘들 줄 몰랐을 거예요. 그나마 다른 친구들은 어릴 때부터 시골에서 귀농·귀촌하신 부모님을 도와 집안일을 하거나, 대안 교육을 받으면서 이런 부닥침을 견뎌낼 힘을 키워왔는데, 저는 그게 없었어요. 저는 '대학을 가면 행복해진다'고 믿는 전형적인 입시제도 하에서 살아왔습니다. 스무 살 이후에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거든요.
밥집을 힘들게 열었지만, 열고 나니까 또 다른 힘든 시간이 시작되었어요. 하루 종일 부엌에서 일하는 친구들은 정말 힘들어요. 서 있으면서 준비하고, 요리를 내고, 치우고... 가게를 열고 처음에 부엌에 있는 친구들은 오전 9시부터 자정까지 있기도 했어요. 저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홀에 있으면서 손님들을 받고, 음식들을 치우고, 어떻게 보면 단순한 일이잖아요? 그런데 이런 단순한 일에 내가 어떤 가치를 뒀느냐 묻게 되죠.
손으로, 몸으로, 사는 것, 지금 필요하고 해야 하는 것들이라고 자기합리화를 하지만, 실제로는 힘든 거죠. '이게 정말 내가 원하는 게 맞나?'라고 묻게 되기도 하고요. 시골에 살기로 한다고 해서, 자기 삶에 대한 고민이 끝나는 게 아니라 다시 고민이 시작되고 있어요. 또 다른 방황인 셈이죠. 내가 익숙하고 잘한다고 생각했던 것들과 내가 지금 사는 방식이 잘 만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마지'는 사실 이런 의문을 풀기 위한 첫 번째 프로젝트였어요. 이걸 기반으로 두 번째, 세 번째 프로젝트로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