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정부 시절인 1970년대에 국정으로 나온 한국의 <역사> 교과서.
윤근혁
한국도 1974년부터 2006년까지 중고교 <역사>교과서가 국정 체제였다. 이들 교과서에서도 '셀프미화' 현상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1979년에 나온 고교 <국사> 교과서는 '2. 민족중흥의 전기' 단원의 개관에서 "10월 유신을 단행하여 민족중흥의 새 전기를 마련하였다"(295쪽)라며 유신을 미화했다. 300쪽 '10월 유신' 부제의 글에서는 "10월 유신을 단행하였다. 이로부터 전근대적 생활 의식과 사대사상을 제거하여 한국 민주주의의 정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97쪽에서는 5·16 쿠데타에 대해 다음처럼 칭송한다.
"군부의 박정희 장군을 중심으로 하여 일어난 혁명군은 대한민국을 공산주의자들의 침략 위협으로부터 구출하고...."더욱 심각한 것은 이 교과서에 역사 날조 내용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5.16혁명 공약' 제6조의 '민정이양' 내용을 이 교과서에서는 다른 내용(최선의 노력)으로 바꿔치기했다.
1982년에 나온 중고교<국사> 교과서도 다음처럼 전두환을 칭송했다. 이 교과서 또한 전두환 정부가 만든 국정 교과서였다.
"제5공화국은 정의 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모든 비능률, 모순, 비리를 척결하며, 국민의 진정한 행복을 위해 민주 복지 국가 건설을 지향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의 장래는 밝게 빛날 것이다."(고교<국사> 178쪽)"이러한 (국가 보위 비상 대책 위원회의) 개혁은 국민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게 되었고, 정치, 사회 질서가 바로잡혀 갔다. 그리하여, 전두환 대통령이 취임하여 제5공화국이 출범하였다. …제5공화국은 새로운 역사의 창조에 나서게 되었다."(중학<국사> 183∼184쪽)송재혁 전교조 대변인은 "국민의 눈을 가리려는 독재정부일수록 스스로를 미화하기 위해 국정교과서를 채택하고 있다는 게 역사교육계의 통설"이라면서 "앞에서는 다양성과 창의성 교육을 얘기해온 교육부가 뒤에서는 집권세력에 편승해 국정 교과서를 통해 우민화교육을 시도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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