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동은 2000년대 초까지 순천의 쇼핑, 문화, 상업의 중심지였지만 신도심으로 인구가 빠져나가면서 공동화 현상이 심화됐다. 중앙동 주민자치회와 원도심상인연합회, 지자체, 문화예술인들이 협력해 원도심 활성화에 나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사진은 한 시민이 중앙동과 향동 등 원도심을 중심으로 조성된 '문화의 거리'를 걷고 있는 모습이다.
강성관
"중앙동은 순천의 쇼핑과 문화 중심지로 평생 갈 줄 알았다. 그러나 신도심이 조성되면서 인구가 빠져나가고 건물 2층은 대부분 비어 있다. 중앙동 주민들에게는 절망감과 좌절감이 있다. 원도심 활성화를 하겠다는 마음으로 중앙동 천태만상 마을축제를 시작했고 자신감을 얻었다."당시 순천YMCA에서 활동하며 축제를 함께 준비하고 추진한 김석 사무국장은 "지하상가 리모델링(씨내몰), 마을패션쇼, 상권활성화 시범 사업, '문화의 거리' 조성 사업 등 꾸준히 추진하면서 활성화 가능성을 확인하고 했다"라고 말했다.
지난 2009년 순천YMCA와 함께 시작한 마을축제는 어느새 원도심 활성화를 상징하는 지역축제로 자리잡았다. 처음에는 다소 소극적이었던 지역 상인들도 팔을 걷어붙였다. 골목마다 따로 모임을 만들어 활동하던 5개 상인회는 2011년 '중앙동 원도심 상가연합회'로 통합하면서 원도심 활성화에 힘을 보탰다.
순천시도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순천시는 10여 년 전부터 '문화도시 만들기' 정책을 수립, 원도심을 중심으로 한 '문화의 거리' 조성에 나서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비어 있던 상가에 갤러리 등이 하나 둘 입주하기 시작했다. 창조센터에서 걸어서 10여 분이 채 걸리지 않는 문화의 거리는 창조센터 인근 풍경과는 사뭇 달랐다.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이 운영하는 카페와 갤러리, 골동품 상점, 마을 방앗간을 개조한 한방카페 등이 줄지어 있다. 아름드리 은행나무는 운치를 더했다.
2008년에 문을 연 한옥글방(개소 당시 작은도서관)은 문화복합공간으로 체험·전시·공연 등 문화행사가 열리며 문화의 거리 명소가 됐다. 문화의 거리 중심, 금곡길에서는 마을축제, 순천아고라 등 크고 작은 문화예술 행사, 골목길 투어 등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원도심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국토해양부가 주관하는 '도시재생 시범사업'에 순천 원도심 지역이 선정됐다. 주민들은 주민·상인연합회·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문화예술인·순천시, 중간지원조직인 도시재생지원센터 등 민관협력을 통해 추진 중인 도시재생이 원도심 활성화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김석 생활공동체지원센터 사무국장은 "도시재생 공모 과정에서 다른 지자체는 연구용역보고서를 활용해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순천은 주민들의 의견을 고스란히 담아 계획을 수립하고 신청서를 제출했다"라며 "주민참여, 민관협력의 경험과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순천의 도시재생이 기대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유양현 주민자치회장은 "아직 갈 길이 멀다"라며 "주민의 관심과 참여를 더 이끌어내 마을만들기는 물론 원도심 활성화와 도시재생이 성공하도록 더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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