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제공장이 많은 창신동 주민들이 직접 만들고 출연하는 라디오 방송국 '라디오덤' 사람들.
서울시제공
3명 이상만 뜻이 맞으면 지원신청 가능 서울시의 마을공동체 사업 신청방식은 두 가지 특징이 있다.
'3명 이상'만 뜻을 모아
서울마을센터 홈페이지(
http://www.seoulmaeul.org)에 신청하면 된다. 해당 분야마다 정해진 보조금이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예전의 공모사업은 대부분 비영리단체나 사단법인 등이 아니면 지원할 수 없어 매번 받는 사람만 받는다는 단점이 있었다. 참가자의 외연이 넓혀지고 다양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심사방법도 전문심사위원들이 서류심사로 끝내는 데서 벗어나 지원을 신청한 주민들이 같이 참여한다. 담합 등 부작용이 있을까 우려됐지만, 오히려 그 심사과정에서 다른 사례를 보고 벤치마킹 하고 참여의식을 키우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한 계획서를 잘 쓰는 것도 좋지만 심사위원들에게 '우리 동네에 이런 게 왜 필요한지' 진정성 있게 호소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계획서는 훌륭하지만 선정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고, 계획서는 못 썼지만 진정성이 보여 선정되기도 한다는 것.
이런 과정을 통해 천왕마을 다둥이 아빠는 지원센터로부터 놀이공간과 놀이기구 임대료를, 창신동 라디오덤은 미디어교육기관으로부터 기술교육을, 모기동 마을은 커뮤니티 공간을 구하고 리모델링하는 비용을 지원받았다.
작은 주민모임들이 마을이 되고...서울시는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을 씨앗기-새싹기-성장기 등 3단계로 나누는데, 올해까지의 사업을 '씨앗기'로 보고 다수의 작은 주민모임을 지원했다면, 이제부터는 이들을 서로 연계해 마을 단위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새싹기'로 진입하는 것이다.
지난 7월부터 도입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에 대한 기대도 크다. 파편화된 주민모임을 동 단위로 연결해서 해당 마을의 문제를 주민 스스로 해결해나간다는 것.
서울혁신센터(은평구 불광동)에 있는 서울지원센터 사무실 유리벽에는 최근 생겨난 40개의 마을 이름이 적힌 판넬이 붙어있다. 모두 지역의 작은 주민모임들이 모여서 마을로 발전한 사례다. 정 익는 마을, 도담도담 우리마을, 창동 촌스런마을, 수궁골 등 이름만 들어도 마을이구나 싶은 것도 있지만, 으뜸화음, 꽃가람, 하하호호, 웃자는거여 등 재밌지만 알쏭달쏭한 것까지 다양하다.
광진구 구의동의 작은 주민모임들이 모여서 만든 '왁자지껄 착한경제 광진마을'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지속가능한 마을을 고민하다 자연스럽게 마을경제에 대해 고민하게 됐고, 마을화폐를 떠올리게 됐다. 마을화폐를 활용하여 마을공동체와 마을의 내수경제를 강화하자는 것이다.
가맹점 30여개를 확보했고, 스마트폰 앱을 통해 마을화폐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가맹점들은 판매액의 1%를 마을기금으로 기부한다.
김 국장은 마을만들기 사업의 방향을 묻는 질문에 "보육과 육아가 이슈가 되는 동네, 유독 청년들이 많은 동네, 1인가족이 많은 동네 등 마을별로 특성이 있다"며 "그런 특성에 맞게 주민 스스로가 따뜻한 마을을 만들어가는 것을 돕는 게 목표"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