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어도 이기는 건 역시 좋습니다.
임윤수
오라고 했습니다. 얼굴 좀 보자고 했습니다. 잔치를 한다고 했습니다. 사오랑마을 주민과 출향 인사들이 한마음으로 어울려 보자고 했습니다. 먹을 것도 주고, 선물도 준비한다고 했습니다. 돼지를 두 마리나 준비하고, 고향사람들이 지은 쌀로 밥도 짓고, 떡도 하고, 강에서 잡은 올갱이로 국도 끓기고, 부침개도 부치고, 나물도 무치고…. 하여튼 잔치 음식도 푸짐하게 준비한다고 했습니다.
고향을 생각하는 마음, 고향사람들을 그리워하는 마음만 가지고 오면 된다고 했습니다. 하루 전, 살다보니 어느새 출향민으로 살고 있는 친구들과 만났습니다. 고향을 지키며 살고 있는 친구네 집에서 하루 저녁을 보냈습니다. 뭐 그리 할 말이 많은지 밤새 숙덕입니다.
10월 10일, 사오랑 마을은 잔치 중10월 10일, 날이 밝았습니다. 고향사람들을 만날 마음에 발걸음조차 설렙니다. 고향마을로 올라가는 길은 왜뚝길과 갈골길 두 길입니다. 행사를 알리는 걸개가 안터 쪽으로 올라가는 '갈골길'과 도롱골로 올라가는 '왜뚝길' 양쪽 길 모두에 걸려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