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우표박물관에서 만난 엽서. 가을엔 왠지 엽서라도 한 장 써야 할 것만 같다.
이돈삼
가을이 깊어가면서 사람들이 감성적으로 변해간다. 여성들은 물론 남성들도 예외가 아니다. 가을을 탄다는 게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인가 보다. 이동원이 '가을편지'에서 노래한 것처럼, 손편지 한 통 쓰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달라고.
정말이지 엽서라도 한 장 써야할 것만 같다. 손편지를 받아본 게 언제일까? 언제 써봤을까? 생각해 보니, 생일 때 딸아이한테 받아본 것 외엔 기억이 없다. 그것도 우표를 붙이지 않은 채, 직접 전달받은 것이었다. 그러면 내 손으로 써본 적은 언제였을까?
기억도 없다. 휴대전화와 인터넷이 보급되고 SNS가 확산된 이후 자연스레 멀어져갔다. 비단 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의 일상에서 손편지가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다. 아들을 군대에 보낸 부모나 친구를 입대시킨 연인들 외에는 거의 쓰지 않는 것 같다.
편지에 붙이는 우표도 보기 힘들어졌다. 우표 대신 '요금후납'이 찍힌 우편물이 대부분이다. 그것도 편지는커녕 고지서하고 기업체와 지자체의 홍보물이 대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