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식·김영민 부자가 만든 나주반. 나주반 전수교육관에 전시된 제품들이다.
이돈삼
영민씨가 전수받고 있는 나주반(羅州盤)은 상이다. 잡다한 장식 없이 간결하면서도 견고한 것이 특징이다. 운각이 간단하고, 다리 선은 둥글면서도 날렵하다. 다리와 다리를 연결하는 가락지는 미끈하다. 나무의 결이 그대로 들여다보이는 옻칠을 사용한다.
한 마디로 소박하면서도 실용적이지만, 공력은 많이 든다. 재료는 은행나무나 느티나무를 쓴다. 느티나무 통판일수록, 무늬가 많을수록 더 좋다. 은행나무는 옹이가 없이 매끈해야 한다. 다리와 운각은 단단하면서도 잘 휘어지는 소나무와 버드나무를 사용한다.
나주반 제작은 은행나무나 느티나무 판에 본을 대고 밑그림을 그리고 잘라서 천판(상판)을 만드는 것으로 시작된다. 천판의 휘어짐과 갈라짐을 보완하면서 운각을 지지할 변죽도 만든다. 변죽을 대는 건 여름에 팽창하고 겨울에 수축하는 목재의 특성으로 상판이 휘거나 갈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대패질과 사포질을 거쳐 서로 붙인다.
"아버지의 탁월한 조형미, 제가 따를 수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