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위원회 회의 개최현황(2014.7~2015.6) ⓒ 국회입법조사처
한 해 예산 1800억이 편성된 정부산하 행정자문위원회 549개 중 290개가 1년에 회의를 3회 미만 개최한 것으로 드러나 조직 정비가 시급해 보인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9월 '정부위원회 현황과 개선과제'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문서에 따르면 정부위원회는 회의를 통해 행정기관 소관 사무에 관하여 실질적인 자문, 조정, 협의, 심의 또는 의결 등의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올해 6월 말 기준 정부위원회는 행정위원회 37개, 자문위원회 512개가 운영되고 있다. 대통령 소속 위원회 17개, 국무총리 소속 위원회 65개, 국토부 52개, 복지부 38개, 산업부 31개, 교육부 28개, 농림부 24개, 행자부 22개, 기재부·미래부·법무부·해수부에 각각 21개가 있다.
지난 2014년 국감에서 상임위원들은 위원회 회의록 미작성, 회의록 작성 규정 미비, 3년간 회의 실적이 없음에도 수억 원의 수당 지급 등을 지적하며 이름뿐인 정부위원회 운영 사항을 시정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2014년 7월부터 2015년 6월까지 1년간 전체회의, 분과회의 등의 운영 실적이 없는 위원회가 총 96개(17%)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1년 동안 회의를 1회 개최한 위원회가 72개(13%), 2회 78개(14%), 3회 44개(8%)로 나타나 총 549개 중 290개가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정비대상위원회 109개 중 19개만 조치...평가 기준 미흡으로 혼선
이와 관련, 정부는 연간 회의 실적 2회 미만 위원회를 정비하는 것을 원칙으로 조치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올해 정비 계획 대상 109개에 비해 실제 정비조치가 완료된 위원회는 19개(17.43%)에 불과했다.
정부의 위원회 정비 실적 부진과 관련해 입법조사처는 "활동 부진 위원회 여부를 판단할 세부기준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즉, 단순한 회의 개최 실적 이외의 실질적인 위원회 운영의 효율성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입법조사처의 평가다.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2015년 정부위원회 예산은 총 1810억 원이 편성됐다. 1개 위원회 평균 예산이 약 3억 3천만 원인 셈이다. 1천만 원 이하 예산이 배정된 위원회는 89개로 나타났고, 50억 이상의 예산이 편성된 곳은 6개로 나왔다. 특히 전체 위원회 중 296개의 자문위원회는 예산조차 배정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입법조사처, 정부위원회 투명성 제고위한 운영관리 법제화 주문
▲ 정부위워회 예산 편성 현황(2014.7~2015.6) ⓒ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처는 정부위원회의 부실한 운영상황과 전문성 부족 등을 보완하기 위해 미국의 연방자문위원회법의 사례를 들었다. 이 법은 자문위의 불필요한 중복·난립의 방지를 통한 예산의 절감, 운영위 공개를 통한 투명성 확보, 자문위 숙의과정에의 일반대중 참여 확대 등을 목적으로 설치되었다.
이 법에 따르면 연방위원회의 전반적인 법률적 토대와 운영지침 제공, 위원회 설립과 운영의 엄격한 기준 제시, 위원회 일몰조항 도입에 따른 부실위원회 폐지를 쉽게 하도록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
입법조사처는 우리나라 정부위원회 개선방향으로 위원회 개념과 설치근거 범위 확대, 위원회 총량제 실시, 위원 구성의 시스템화, 정비기준 법제화, 성과평가 세부지표 마련 등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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