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워치 스포츠(위)와 핏빗 차지 HR
김시연
2년 전, 몸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컴퓨터'가 일상화된 5년 뒤 추석을 그렸다. 그 사이 온갖 웨어러블 기기들이 우리 일상 깊숙이 파고들었다. 이제 그 대표주자인 애플 워치와 핏빗(fitbit)을 직접 써보고 웨어러블 단말기가 얼마나 진화했는지 살펴볼 수 있게 된 것이다(관련기사:
에구 망측해라, 속옷까지 똑똑하다니).
애플 워치 등장과 동시에 '웨어러블 1위' 핏빗의 시대는 지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 4월 애플 워치 출시 이후에도 핏빗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늘었고 올해 상반기에만 1000만 대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깼다.
두 제품의 성격이 '고가 스마트워치'와 '중저가 헬스케어(건강관리) 밴드'로 서로 다르긴 했지만, 둘 다 '활동 측정'이 핵심 기능이라는 점에서 핏빗 자체의 경쟁력도 무시할 수 없다(관련기사 :
핏비트 창업자 "삼성이 설명 못한 것, 우린 해냈다").
애플 워치 등장했지만 핏빗이 더 잘 나가는 까닭지난 3개월 '애플 워치(스포츠 블랙 42mm)'는 하루도 내 손목을 떠난 적이 없었다. 다만 비교 체험을 위해 옆지기가 한 달 가까이 차고 있던 '핏빗 차지 HR'을 이틀 동안 잠시 빌려 사용했다. 국내 시판되는 핏빗 제품 가운데 심박계가 장착된 최신 모델이다(GPS 센서가 달린 핏빗 서지는 국내 미출시).
애플 워치는 지난 23일 '워치OS2'로 운영체제를 대폭 업데이트했다. 탁상시계 모드, 사진이 들어간 시계 페이스 등 겉모습이 달라졌지만 재밌는 기능도 몇 가지 눈에 띈다. 움직이기, 운동하기, 일어서기 등 3가지를 표시하는 '활동 링'으로 달성한 목표를 다른 사용자들과 공유할 수 있고, 대화식 목표 달성이라든지 주간 활동 요약 보고서 기능도 추가했다. 기존 핏빗 사용자들에겐 이미 익숙한 기능들이다.
"최장 운동 시간 개인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애플워치)"5000걸음을 걸어 '보트 슈즈' 배지를 획득하셨습니다." (핏빗) 일정한 활동 목표를 달성했을 때 보상으로 '배지'를 줘 동기 부여하는 방식도 핏빗이 먼저다. 고작 '그림'에 불과한 배지가 무슨 힘이 있을까 싶지만, 덕분에 매일 저녁 동네 산책이 일상화됐다. 처음엔 시험 삼아 가볍게 걷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목표를 달성하고 배지 받는 재미에 푹 빠지게 됐다.
두 제품 모두 움직인 거리(걸음수)나 시간뿐 아니라 오르내린 계단 층수, 칼로리 소모량 등을 측정한다. 애플워치는 여기에 '일어서기'를 보탰다. 장시간 자리에 앉아 있으면 건강에 해롭다면서 50분마다 '일어서기' 신호를 보낸다. 덕분에 업무에 몰입하다가도 1시간마다 일어나 가볍게 몸운동을 하는 게 습관이 됐다(관련기사 :
"톡톡, 벌떡 일어나!" 시계가 내게 말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