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간 한국조폐공사에서 일해 온 최영복씨.
오마이뉴스 장재완
현재 그는 휴직 중이다. 정년을 앞두고 1년을 휴직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앞당겨서 사용하고 있다. 10년 전 위암수술을 했었고, 2년 전에는 뇌경색으로 수술을 받았다. 건강이 안 좋아서 쉬는 기간이기도 하지만 그는 쉬지 않고 문제가 있는 노동현장을 누비고 있다.
인터뷰가 있던 이날도 한남대 청소노동자 파업 투쟁 현장을 찾아갔다. 또 한국타이어 노동자 정승기씨의 농성현장도 찾아가고, 최근 우리 지역의 최대 파업현장이었던 한국카모플라스트 투쟁현장에도 항상 같이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나 집회, 캠페인에도 빠지지 않고 참여했다. 현재도 그의 전화기에는 '잊지 않겠습니다'의 상징인 노란리본이 달려있다.
"우리가 파업할 때 참 많이 도와줬어요. 지역사회 시민단체나 노조에서도 많이 도와줬고, 전국적으로도 많이 우리를 격려해줬죠. 저 나름으로는 그 빚을 갚으려고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어요. 누가 알아주든 몰라주든..."150원 짜리 동전이 있다? "조폐공사용 동전은 있는데..."한국조폐공사는 외부인의 접근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그 안에서의 일하는 풍경이 궁금증을 자아낸다. 돈을 만드는 일, 어떤 마음으로 일할까?
"우리는 절대 돈을 돈으로 안 봐요. '제품'으로만 보지. 만약 그것을 돈으로 보면 사고납니다. 예전에 한 직원이 100만 원을 들고 나가서 다 써버려서 난리가 난 적도 있어요."조폐공사 회사 내에서는 돈을 소지할 수 없다고 한다. 회사에 일하러 들어가기 전 사물함에 자신이 가진 모든 돈을 넣어놓고 들어가야 한다. 그럼 회사 내에서는 돈을 쓰지 못할까? 그것은 아니란다. 커피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 먹을 때가 있는데, 그때는 외국주화로 미리 환전해서 사용한다. 커피 값은 100원으로 저렴하다. 외국주화 단위에 억지로 맞춘 것 같기도 하다는 게 최씨의 추측이기도 하다.
한때 시중에는 '우리나라에는 150원 짜리 주화가 있다'는 말이 떠돌기도 했었다. 조폐공사 내 커피자판기 커피 값이 150원인데, 직원들이 돈을 소지할 수 없으니 150원짜리 주화를 만들어서 회사내에서만 사용한다는 말이었다. 그럴 듯한 말이었는데 최씨에게 확인한 결과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조폐공사 내에서만 사용하는 주화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150원 짜리는 아니었다.
현재 그는 돈을 만드는 종이인 '무지'가 공장으로 들어오면 이를 옮겨서 인쇄한 후 절단하는 일을 하고 있다. 5만 원권, 1만 원권, 5천 원권, 1천 원권, 수표, 여권용지 등을 자르고 인쇄한다. 뿐만 아니라 베트남 화폐와 중국화폐도 만들어 수출하기도 한다. 다만 동전은 만들지 않는다. 동전은 오로지 경산조폐창에서만 만든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