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초로 선보인 뚝배기 복지리탕의 맛은 가히 환상이다.
조찬현
비단에 수를 놓은 듯 상차림이 아름답다. '금수(錦繡)복국'이라는 상호에서 느꼈던 그 이미지가 오버랩 되는 순간이다. 가슴 속까지 시원하게 해주는 뚝배기 복지리탕을 맛보고 나면 그 맛에 빠져 들어 쉬이 헤어나기 힘들다. 종잇장처럼 얇은 복어회와 얼큰한 복매운탕, 복튀김 등 복어 요리는 하나 같이 입맛을 현혹하는 매력이 강하다.
세계 3대 진미인 캐비어, 푸아그라, 송로 버섯과 더불어 복어를 세계 4대 진미에 꼽는 이유 또한 이 집의 복요리를 맛보고 나면 언뜻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하여 송나라 시인 소동파는 '죽음과도 바꿀 만 한 맛'이라며 복어 요리를 극찬하기도 했다. 세상에 자신의 죽음과 맞바꿀만한 음식이 어디 있겠냐만은 그만큼 복요리는 다른 음식에 견주어 맛이 빼어나다는 반증일 것이다.
시원한 뚝배기 복지리탕주당들의 찬사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뚝배기 복지리탕을 대한민국 최초로 선보인 집이 바로 이곳이다. 1970년 4월 개업한 이래 45년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대부분의 생선이 그러하듯 복어 또한 겨울철이 제철이다. 겨울철에 먹어야 복어의 참 묘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장미에 가시가 있든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복어는 마비성 독을 품고 있다. 중독되면 입 주변이나 혀끝이 마비되고 손끝이 저리며 구토를 하게 된다. 심한 경우 호흡 곤란으로 사망에 이르게 되며 이러한 증상은 30분 이내에 시작된다. 중독 이후 여덟 시간이 고비다. 테트로도톡신은 해독제가 없으므로 다량의 물을 투입해 위장을 씻어내야 한다.
한편 복어는 체내에 독이 있는 먹이(불가사리나 갑각류)를 먹었을 경우에만 독이 생성되므로 무독성 먹이를 먹은 양식 복어는 독 성분이 검출되지 않으므로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또한 복어는 독이 있는 식재료라 전문 자격을 갖춘 복어 조리사만이 요리할 수 있다. 독은 물에 쉽게 분해되므로 손질 시 흐르는 물에 잘 씻어내야 한다.
복요리를 제대로 즐기려면 단품메뉴보다 고품격 코스 요리를 선택하면 된다. 정성이 듬뿍 담긴 복어의 다양한 일품요리는 코스요리에서 선보인다. 코스라야 복어 요리의 진수를 맘껏 즐길 수 있다. 다양한 식재료를 제철에 맞게 요리한 음식들이 입맛을 사로잡는다. 다음 요리를 기대 속에 기다리는 두근두근 가슴 설렘 또한 즐겁다.
종잇장처럼 얇게 저며낸 복어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