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길카프리 타운으로 가는 길의 가로수. 나무를 뽑아서 거꾸로 세워놓은 듯 가지가 뿌리 모양으로 뻗어있다.
송진숙
카페 옆에 카프리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몬테 솔라로로 올라가는 리프트가 있다. 동굴을 보지 못하는 슬픔을 달래기 위해 왕복 10유로의 리프트 표를 끊었다.
나무로 된 약간은 허술해 보이는 일인용 체어리프트에 앉으니 바람이 차다. 안전장치가 부실해 보여서 약간 걱정이 됐지만 발아래로 펼쳐지는 경치에 마음을 빼앗겨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열심히 감상했다.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눈앞의 풍경이 시시각각으로 변한다. 꼭 하늘을 날고 있는 기분이다. 날이 추워서인지 시간이 일러서인지 리프트에 오른 사람은 우리 셋뿐이어서 사진 찍기에 좋았다.
손이 어는 줄도 모르고 카프리의 전경을 담고 서로의 모습을 찍어주는 사이에 어느덧 정상에 도착했다. 리프트를 관리하는 직원 한 명 외에는 아무도 없다. 카페테리아로 보이는 건물도 문이 닫혀 있다.
다양한 꽃과 나무로 아기자기하게 조성된 전망대를 둘러보다 건물 뒤편으로 난 작은 통로를 발견했다. 통로를 따라 나가니 너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날씨가 좋아 저 멀리 소렌토 반도도 보인다.
기대 이상으로 뛰어난 풍경에 넋을 잃고 연신 셔터를 눌렀다. 코발트블루 빛 바다와 깎아지른 듯이 서 있는 절벽이 연출하는 절경이 조화롭다. 잉크를 물에 풀면 저런 빛이 나올까? 푸른 바닷물 빛에 눈이 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