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직 진폐제도개선추진위원장이 삼탄아트마인에 전시된 광부들의 사진을 설명하고 있다.
조호진
1987년 363개였던 탄광은 2012년 5개로 대폭 줄었고, 광산노동자들은 6만8000여 명에서 3700여 명으로 크게 줄었다. 증산보국의 기치를 내걸고 석탄증산정책을 시행하던 정부는 1989년 석탄산업합리화정책을 추진했다. 주거 환경 변화에 따라 석유 및 도시가스로 연료가 대체되면서 국민 연료였던 연탄은 자취를 감추었다. 대신 3만여 명의 진폐재해자를 남겼다.
진폐재해자란 진폐증에 걸린 산업재해자이다. 진폐증은 광부들이 주로 걸리는 산업재해로 미세 먼지가 허파에 쌓여 생기는 만성 폐질환으로 불치병이다. 진폐증 환자를 양산시킨 건 정부와 광업소다. 생산제일주의는 안전작업과 광부의 건강을 외면했다. 치료와 보상조차 받지 못하고 숨진 광산노동자들은 얼마나 될까?
"도급제 막장에선 발파하고 2~3분도 지나지 않아 화약연기 가득한 막장을 더듬으며 들어가서 탄을 캤다. 작업 조건이 나쁜 막장에서 마른천공(일명 가다꾸리)할 때는 매캐한 돌가루가 콧구멍과 입안에 가득 달라붙어 목이 메였다. 몸무게보다 무거운 갱목을 등짐으로 나를 때면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았고, 숨이 턱밑에까지 차올라 방진마스크를 벗어던질 수밖에 없었다. 그 시절은 안전보다 생산이 먼저였다."광부 출신 시인 성희직(58) 정선진폐상담소장의 증언이다. 석탄증산이 애국이라고 강조하던 정부와 광업소에게 광부의 안전과 보건은 뒷전이었다고 했다. 분진예방과 환기시설, 살수장치 등의 안전조치가 도외시 된 탄광막장에서 5년, 10년, 20년, 30년 일한 광부들이 진폐재해자가 된 것이다.
진폐환자들 국회 앞 갱목시위... 진폐연금-폐렴 진폐합병증 인정 촉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