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찍어주세요!11일 인안초등학교에서 만난 학생들이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소중한
인안초등학교가 다시 아이들의 웃음 소리로 채워질 수 있었던 것은 '위에서 판을 벌이되, 선택은 아래에 맡긴다'는 원칙 때문이다. 전라남도교육청은 인안초등학교를 무지개학교로 지정한 뒤 매년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학교 운영과 관련된 선택권은 전적으로 학교에 맡기고 있다. 전라남도교육청은 2년 마다 평가를 진행할 뿐, 학교 운영에 개입하지 않는다.
교사·학부모·학생 역시 학교의 지원을 발판으로 자율권을 보장받고 있다. 특히 인안초등학교의 학부모회는 자체적으로 차량위원회를 꾸려 학교 살리기에 힘을 보탰다. 무지개학교 지정 후 인안초등학교 학생의 80%가 순천 시내 거주자로 채워졌는데,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통학을 위해 십시일반 돈을 모아 버스 넉 대를 빌렸다. 학부모들은 한 달에 8만 원(학생 1인당)씩 버스 임대료를 낼 뿐만 아니라, 돌아가며 직접 버스에 올라 학생들의 등하교를 책임지고 있다.
'아빠 모임'은 인안초등학교 만의 독특한 조직이다. 학교 캠프에 참여한 아빠들이 서로 마음이 맞아 만들게 된 아빠 모임은 이젠 두 달에 한 번 정기모임을 할 정도로 체계가 잡혔다.
11일 꿈틀버스단과 만난 4학년 아빠모임의 백재욱(45)씨는 "아빠 모임의 건배사는 '아빠들이 바로 서야 아이들이 바로 선다'이다"라면서 "우리 보고 (치맛바람이 아닌) 바짓바람이라고 하던데, 모이면 공부 이야기 보다 어떻게 아이들과 즐겁게 놀지 고민한다"라고 소개했다. 아빠 모임은 아이들을 데리고 울산 현대자동차 견학, 봉하마을 방문,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야구장) 관람을 하는 등 아이들과 최선을 다해 '놀아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