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인영, 심상정, 장하나, 우원식 의원이 15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자료를 보며 의논하고 있다.
남소연
이날 환노위 국정감사는 시작 전부터 '난타전'이 예상됐다. 피감기관인 노사정위가 노동시장 개혁 관련 노사정 합의안을 끌어낸 기구기 때문이다. 지난 13월 도출된 노사정위 합의안에는 '쉬운 해고', '사용자 임의의 취업규칙 변경' 등 노동자 권익을 약화시킬 수 있는 내용이 다수 담겼다. 이에 여당은 빠른 법제화를, 야당은 관련 법안의 국회통과 저지를 이미 공언한 상태다.
야당 의원들은 감사 시작과 동시에 김대환 노사정위원장에게 포문을 집중시켰다. 김 위원장이 지난 4월부터 8월 초까지 노사정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해놓고도 2300만 원 정도의 업무조력자 사례비를 챙겼으며 법인카드와 관용차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질의 첫 순서인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김 위원장에게 "업무조력자 사례금은 왜 수령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지난 4월 9일 사의 표명 후 120일간 사실상 업무를 안 했는데도 급여성 대가인 업무조력자 사례비를 왜 받았냐는 것이다.
이 시기 김대환 위원장은 노사정위 명의의 카드로 총 24차례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 또 공식 복귀 이전에는 받지 않던 업무조력자 사례비를 복귀 후 소급해서 지급받았다. 같은 당 이인영 의원은 "업무추진비와 판공비 카드 사용 내역들을 즉각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야당 의원들의 지적이 쏟아지자 즉각 반박하며 격한 설전을 주고받았다. 해명 과정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질의를 끊기도 했다. 그는 "규정상 지급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해서 받은 것"이라면서 "문제가 있다면 즉각 반납하겠다"고 답했다.
여당 의원들은 '감싸기'에 나섰다. 김용남 새누리당 의원은 "노사정위원장은 공무원 신분도 아니고 비상임"이라면서 "무급으로 일할 수 있는 직책이 아니다 보니 국가에서 국가업무조력자 사례금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의를 표명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니 비공식적으로 전혀 업무를 이행 안 했다고 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고 덧붙였다.
"노동자들, 더 적은 돈으로 고분고분하게 장시간 일하게 될 것"안에서는 설전이 벌어지고 있었지만 이날 국감이 열린 국회 본관 6층 환노위 밖은 여유 있는 분위기였다. 현장에 나온 일부 피감기관 직원들은 질의에 나선 야당 의원들이 업무조력자 사례비를 계속해서 문제 삼자 이따금 실소를 보이기도 했다.
웃음기가 사라진 것은 은수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의 순서였다. 은 의원은 국감장에 파워포인트 자료를 띄우고 노사정위가 도출해낸 노동시장 개혁안이 재벌·대기업을 위한 내용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