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여 백혈병 투병 끝에 우리 곁으로 돌아온 지인 부부. 환영합니다.
임현철
"내 아내가 옆에서 아무 것도 안 하고 숨만 쉬고 있어도 더 바랄 게 없다. 자다가 눈을 떠 '여보'라고 부를 아내가 있다는 건 너무나 벅찬 행복이다."물론 그도 이런 남편이 아니었습니다. 여느 부부처럼 많이 다퉜습니다. 아내가 뭐라 하면 이를 피해 다녔다고 합니다. 아내는 이걸 더 못 견뎠다 합니다. 그랬는데, "여보라 부를 아내가 있어 행복하다"니. 부부 사이에 이게 어디 쉽던가. 그에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그가 변한 건 이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평소 운동을 즐기며 건강했던 아내가 병원에서 울면서 전화했더랍니다.
"여보, 혈액 검사 결과가 좋지 않다고 큰 병원 가보래."부랴부랴 큰 병원을 찾았답니다. 검사 결과, '급성 골수성 백혈병'. 아내가 백혈병이란 소릴 듣는 순간 아무 생각 없더랍니다. 적응할 수도 없고, 받아들일 수도 없는 일. 둘이 손잡고 많이 울었답니다. 이 때 위안 받은 노래가 진시몬의 '애원'이었다 하더군요.
"내 앞에 누워 있는 이 사람만은 안 돼/ 차라리 나를 데려가/ 사랑한다고 행복하다고/ 이렇게라도 볼 수만 있다면/ 안 돼요 이번만은 나 어떻게 살라고/ 마지막 마지막 사랑을/ 어떻게 하면 돼요/ 난 뭐든지 다 할게요/ 한 번만 사랑하게 해줘요"그는 "유행가 가사가 어떻게 내 처지와 이렇게 판박이처럼 똑같은지" 기막히더랍니다. 뿐만 아니라 아내가 죽는다고 생각하니, 아내를 보낸다고 생각하니, 그동안 못했던 게 떠오르더랍니다. "있을 때 좀 더 잘할 걸!" 엄청 반성했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아내를 살려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답니다. 의사가 전한, 아내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골수 이식."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더랍니다. 하늘이 노랗더랍니다. 골수 이식도 항암 주사 처치가 성공해야 할 수 있는 암울한 처지.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골수 이식을 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백혈병은 국가가 관리하는 암이라 의료보험조합에서 95%, 자부담 5%라 비용부담이 적었다는 것. 문제는 누구의 골수를 어떻게 제공 받느냐는 거였답니다.
부부란 서로 힘들 때 가장 힘이 되는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