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산성을 오르다가 바라본 강화 시내와 들녘
이홍로
강화 버스터미널을 나서 남문을 찾기 위해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 10분 정도 걸으니 남문이 보입니다. 남문 사진을 몇 장 찍고 나들잇길 들머리를 찾고 있는데 성곽길을 오르고 있는 어르신이 보입니다. 어르신과 같이 성곽길을 걷습니다. 어르신은 연세가 여든두 살이신데 매일 이 성곽길을 걸으신다고 합니다. 오르막길도 숨소리도 내지 않으시며 가볍게 오르십니다. 어르신은 강화에서 나시고 82년 동안 강화에서 사셨다고 합니다. 성곽길을 걸으시며 일제 말기 이 산성의 돌들을 사람들이 가져다가 팔았다고 아쉬워하셨다. 이 돌들은 한옥을 짓는데 팔았다고 한다.
가파른 길을 조금 올라가니 강화 시내와 노랗게 벼가 익어가는 들녘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강화도에는 수없이 왔지만, 이 아름다운 산성길은 처음입니다. 남장대에 올라서니 강화 시내가 한눈에 보입니다. 산성을 정비하고 있는데 잘 정비된 산성도 아름답지만 조금씩 무너진 산성이 더 운치가 있고 역사의 숨결이 느껴지는 기분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