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동굴서 새 인류 '호모 나레디' 화석 발견

최고 300만 년 전 살았을 것으로 추정... 진화론의 열쇠 될까

등록 2015.09.11 08:11수정 2015.09.11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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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된 새 고대 인류의 화석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새로운 고대 인류 화석이 발견되면서 과학계가 들썩이고 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각)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북서쪽으로 50㎞ 떨어진 동굴에서 2년간의 발굴 작업 끝에 약 1500개의 화석을 발견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인류 화석으로 조합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발견된 고대 인류는 호모 사피엔스보다 앞선 250~300만 년 전부터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면서 영장류에서 인류로 거듭나는 진화론의 역사를 새로 쓰는 계기가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발굴 작업을 주도한 요하네스버그 소재 비트바테르스란트대학 연구진은 새 인류를 화석이 발견된 동굴의 이름을 따서 '호모 나레디(Homo naledi)'라고 명명했다. 나레디는 아프리카 토속어로 '별'을 뜻한다.

연구진은 두개골, 손, 다리, 치아 등의 화석을 조합한 결과 호모 나레디는 침팬지보다 조금 더 큰 고릴라 크기의 작은 뇌를 갖고 있으며 남자는 키 150㎝, 여자는 그보다 약간 작았을 것이라고 추정하며 현대 인류와 아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비트바테르스란트대학의 리 버거 교수는 "오늘 새로운 인류의 조상을 소개하게 되어 가슴이 벅차다"라며 "인류의 진화 역사를 연구하기 위한 새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밝혔다.

버거 교수는 "호모 나레디가 원시의 직립 영장류와 인류 사이를 연결해 주는 '잃어버린 고리'가 되어줄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이제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인류의 역사를 뒤바꿀 수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연구진 소속의 고고학자 존 호크는 "호모 나레디는 현대 인류와 영장류의 특징이 서로 섞여 있어 지금까지 보고된 적이 없는 조합"이라며 "인류의 진화가 지금까지 우리가 연구하고 상상해온 것과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2013년 9월부터 지금까지 1500개가 넘는 뼈 조각 화석을 발견했으며, 이는 최소 15명의 시신으로 추정된다. 더구나 이 동굴에는 아직도 수천 개의 뼈가 더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져 과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발굴 작업에 참여한 영국 자연사박물관의 크리스 스트링어 교수는 "시신이 의도적으로 놓인 것으로 볼 때 호모 나레디도 (현대 인류처럼) 죽은 자를 땅에 묻으며 장례 같은 의식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원시 인류의 행동이 놀라울 정도로 복합적이었다는 것을 증명한다"라고 강조했다.

새 인류 화석이 발견된 동굴이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류 화석 지구'는 지금까지 인류 화석의 50% 이상이 발견된 동굴들이 집중되어 있어 '인류의 요람'으로 불리며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등록된 곳이다.
#호모 나레디 #영장류 #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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