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카드, 씁쓸하다

[주장] 혁신안과 재신임 연계로 국민 겁박하나

등록 2015.09.10 13:40수정 2015.09.10 13:40
1
원고료로 응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혁신안의 처리가 대강 마무리되는 시기에 맞춰 제 재신임을, 저를 뽑아주신 당원과 국민들께 물으려 합니다. 혁신안이 부결되거나 제가 재신임을 얻지 못하는 어떤 경우에도 모든 책임을 지겠습니다"라며 재신임 카드를 꺼내들었다.

당 대표는 당내외의 다양한 의사를 종합해 단일한 의제로 만들어 이를 토대로 정권을 창출하고 정책을 생산해 내는 역할을 하는 자리다. 그런데도 당 대표의 자리를 오직 자신의 뜻을 관철 시켜야 하는 자리로 생각한 나머지 자신의 뜻이 관철되지 않으면 대표직을 내려놓겠다는 것은 당내외의 대표직 사퇴요구에 대한 일종의 겁박이다.

새정치연합의 사실상 최고 의결기구인 중앙위는 문재인 대표가 취임하면서 구성한 기구라는 점에서 오는 16일로 예정된 중앙위에서 공천 혁신안이 통과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그러나 혁신안이 당무위를 통과한 지 1시간 만에 전격 기자회견을 통해 혁신안의 통과를 조건으로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재신임 카드를 꺼내 든 것은 비주류의 대표 격인 안철수 의원과 무소속 천정배 의원의 회동, 그리고 정세균 전 대표의 사퇴 요구 등에 대한 반격이라고 보여진다. 

이유야 어떻든 문재인 대표의 전격적인 재신임 카드는 사실상 새정치연합 비주류의 한 쪽 날개를 꺾어 버린 효과를 거두었다고 보인다. 문제는 그러한 결과로 국민들이 새정치연합을 정권을 맡겨도 괜찮을 정당으로 보지 않게 됐다는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문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당을 흔들고 당을 깨려는 시도가 금도를 넘었다"거나 "개인의 정치적 입지나 계파의 이해관계 때문에 끝없이 탈당과 분당, 신당 얘기를 하면서 당을 흔드는 건 심각한 해당행위"라면서 "당을 지키고 기강과 원칙을 세우기 위해 이 시점에서 대표직에 대한 재신임을 묻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했는데 옹색하기 그지없다. 해당행위가 있다면 당헌당규에 의해 처리하면 될 것임에도 대표직에 대한 재신임을 물어 재신임이 되면 기강과 원칙을 바로 세우겠다는 의미는 바로 공천의 칼을 휘두르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왜냐하면 지금은 새정치연합 지도부 전체에 대한 불신이 아니고 문재인 대표의 사퇴와 친노패권주의를 타파하라는 것이 많은 당원들의 요구이기 때문이다. 문 대표에 대한 불신임이 된다면 이는 사실상 전체 지도부가 사퇴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오기 때문에 이는 판을 깨자는 의미 외에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결국 과거에 열린우리당 창당과정에서는 친노가 당을 깼다는 소리를 듣지만 이번에는 비주류 스스로가 당을 깨고 나가 주기를 바라는 뜻에서 재신임 카드를 꺼냈다고 본다. 그런데 재신임에 대한 방법이 참 그렇다. 당원들에 대하여 물으면 될 일을 왜 국민을 끌어들이는지 의구심이 든다. 지켜볼 일이다.

덧붙이는 글 다음 아고라와 개인 블로그에 게재
#문재인 대표 #재신이 카드 #안철수 #천정배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2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3. 3 컴퓨터공학부에 입학해서 제일 많이 들은 말  컴퓨터공학부에 입학해서 제일 많이 들은 말
  4. 4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5. 5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