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에 시원하게 응한 아이들. 앞줄 왼쪽 이승준(중1), 오른쪽 김재영(중2). 뒷줄 왼쪽부터 조수민(중2), 이현지(중2), 김주은(중2)
이민선
'자전거 타면서 도대체 어떻게 행복을 찾는다는 것일까. 참된 자유의 가치는 어떻게 배우고. 혹시 아이들에게 경륜선수 꿈을 심어 주려는 것은 아닐까?'
이런 궁금증을 안고 '자전거 학교'를 찾았다. 강의실은 당연히 경륜장일 것 같아 경비원에게 "경륜장 입구가 어디냐?"고 물으니 "오늘은 경기가 없어서 문을 열지 않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럼, 자전거 학교 아이들 수업은 어디서 하느냐?"라고 묻자 "아~"하고는 친절하게 위치를 설명했다.
수업 장소는 자전거 타는 곳과 거리가 멀었다. 경륜장 한편에 있는 강당이다. 아이들이 한두 명씩 모여드는데 옷차림 역시 자전거 타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이날 수업은 자전거 타기와는 별 관련이 없는 폐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상품을 만드는 '업사이클링(upcycling)이었다. 자전거와의 관련성은 폐자전거 부품도 잘 손질하면 좋은 상품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정도였다.
교사로 보이는 이에게 "교장이 누구냐"고 물으니 "이 학교에는 교장이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래도 학교를 책임지는 사람은 있을 텐데요?"라고 묻자 "책임진다고 하긴 좀 그렇고, 아이들을 도와주는 사람은 있는데, 그게 바로 접니다"라고 말했다.
"바로 접니다"라고 말한 사람이 바로 이 학교를 설립한 차미순 광명 교육지원청 장학사다. 이 학교를 세웠고 서류상 대표로 돼 있으니 설립자 겸 교장인 셈이다. 그런데 어째서 교장이 없다고 한 것일까?
"진짜 없어요. 아이들이 그렇게 결정했어요. 아이들한테 교장이 없어도 되겠냐고 했더니, 없어도 될 것 같다고 해서 그러기로 했어요. 전 서류상 대표지만 실제 하는 일은 행정 도우미예요. 실무자죠. 물론 교장이 없어도 학교는 잘 굴러가고 있고요." 현직 장학사가 직접 나서서 꿈의 학교를 설립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좋은 공간(스피드 돔)을 금·토·일요일만 쓰고 나머지는 비워두는 거예요. 교육공간으로 활용하면 참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경기도 교육청에서 추진하는 꿈의 학교가 뜬 거죠. 그래서 청소년수련관, 평생학습원 등에 '꿈의 자전거 학교'를 만들어 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는데, 그게 잘 안 됐어요. 그래서 직접 만들기로 하고 뛰어다닌 거죠." "자전거 천국 덴마크, 아이들이 가자고 했으면 어떻게든 갔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