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억만장자 "지중해 섬 사서 난민 문제 해결"

이통사 CEO가 이탈리아·그리스 정부에 파격 제안

등록 2015.09.07 08:15수정 2015.09.07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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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중해 섬을 사서 난민 정착지로 제공하겠다는 이집트 부호의 제안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지중해 섬을 사서 난민 정착지로 제공하겠다는 이집트 부호의 제안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CNN

이집트의 한 억만장자가 유럽으로 몰려드는 난민을 위해 지중해의 섬 하나를 통째로 삶의 터전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6일(현지시각) 이집트의 이동통신사 오라스콤의 나기브 사위리스 최고경영자(CEO)는 유럽의 난민 수용은 한계가 있다며 이탈리아나 그리스의 섬을 구매해 난민 정착지로 제공하고 싶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사위리스는 "이탈리아나 그리스가 소유한 지중해 섬 가운데 하나를 나에게 판다면 수십만 명의 난민이 거주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고 직업도 제공하겠다"라며 "더 많은 난민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섬 면적이 클수록 좋으며, 두 나라가 원하는 만큼 돈을 지불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대 20만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무인도가 지중해에 수십 개나 있다"라며 "섬을 산다면 난민들이 탄 보트가 정박할 수 있는 작은 항구를 만들고, 임시 거주지도 세우겠다"라고 밝혔다.

또한 "난민들이 섬에서 집과 학교, 병원, 대학, 호텔 등을 지을 수 있도록 인부로 고용할 것"이라며 "난민들의 정착을 위한 모든 것을 도울 것이며, 그들이 원하면 언제든지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섬에 머물 수도 있다"라고 구체적인 계획을 설명했다.

특히 그리스는 최대 6천 개의 섬이 있으며 이 가운데 10%가 개인 소유로 알려졌다. 일부 언론은 그리스 정부가 사위리스에게 섬을 파는 것이 재정 적자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사위리스는 "난민 해결책은 매우 간단하다"라며 "섬의 이름은 '호프(Hope)'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의 재산은 29억 달러(약 3조5천억 원)에 달하며, 이집트에서 3번째 부호로 꼽힌다.


사위리스는 최근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망명하다가 터키 해변에서 익사체로 발견된 시리아 난민 꼬마 아일란 쿠르디의 사진을 보고 이 같은 결심을 했다. 그는 "아일란의 사진을 보고 나의 양심이 깨어났다"라며 "아일란의 사진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신의 뜻"이라고 강조했다.

사위리스는 이 같은 제안을 담아 이탈리아와 그리스 정부에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두 나라가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자 그는 "가끔 정치인들은 심장이 없는 것 같다"라고 일갈했다.
#나기브 사위리스 #시리아 난민 #지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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