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다이지 돌고래 학살 중단 촉구핫핑크돌핀스는 여러 동물보호단체들과 함께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다이지 돌고래 학살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핫핑크돌핀스
이렇게 일본에서 잔인하게 돌고래를 잡지 말라는 국제사회의 우려와 촉구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마침내 올해 5월 일본동물원수족관협회(JAZA)는 세계동물원수족관협회(WAZA)의 결정을 존중하여 다이지에서 잔인하게 포획된 돌고래들의 반입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합니다. 이로써 일본의 수족관에서는 다이지 앞바다에서 끔찍하게 포획된 돌고래들을 들여올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돌고래 공연장의 쇼돌고래 공급과 고래 고기 확보를 위해 자행되는 일본의 다이지 돌고래 학살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일본에는 현재 약 250마리의 다이지 출신 돌고래들이 전시·공연용으로 수조에 갇혀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새로운 돌고래 반입이 중단되면 자연스럽게 수족관 돌고래의 숫자는 급감할 것이고, 최근 일본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15년 후인 2030년 일본 수족관 돌고래의 숫자는 약 69마리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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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일본 다이지 어민들은 마을회장이 직접 나서서 기자회견을 자처하며 "2015년에도 9월부터 돌고래 사냥을 계속하겠다.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겠다"며 학살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일본 다이지에서 계속 포획이 예상되는 돌고래들은 어디로 팔려가게 될까요?
부끄럽게도 한국은 다이지 돌고래 수입 상위권 국가입니다. 최근 돌고래 쇼 열풍이 불고 있는 중국을 선두로 한국 역시 돌고래 수입 3~4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한국에는 현재 이렇게 잡혀 온 일본 다이지 출신의 큰돌고래가 30마리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거제씨월드 14마리,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 6마리, 제주 마린파크 3마리, 제주 퍼시픽랜드 2마리, 울산 고래생태체험관 4마리, 서울대공원 1마리 등입니다. 다만 각 돌고래 사육시설에서 출산과 사망 등 돌고래 숫자 변동과 관련해 자세한 현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서 숫자에 약간의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능한 한 정확히 확인하려고 노력한 숫자입니다.
즉 현재 한국의 돌고래 수족관과 공연장 등의 시설에 갇혀서 사육되고 있는 고래류 숫자가 총 44마리로 파악되는데, 그렇다면 전체 한국 돌고래 가운데 무려 70%가 일본 다이지에서 잡혀 온 돌고래들이 됩니다. 한국에서는 제주 남방큰돌고래 제돌이 등의 방류로 인해서 높아진 시민의식에 의해서 최근 해양수산부가 고래 자원의 보존과 관리를 위한 고시 개정을 예고하였고, 이에 따라 더 이상 한국 해역의 돌고래들을 잡아서 공연을 시키기가 어렵게 되자 수족관 업체들은 개체당 1억 원에 가까운 막대한 돈을 지불하고서라도 일본에서 돌고래를 수입해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핫핑크돌핀스는 먼 길을 마다치 않고 돌고래 학살이 이뤄지는 다이지 현장에 직접 오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오기 전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2009년 아카데미상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받은 영화 '더 코브:슬픈 돌고래의 진실'의 주인공이자 유명 돌고래 보호 활동가 릭 오베리가 8월 31일 저녁 여권 미소지를 이유로 다이지 인근 마을에서 운전을 하다가 일본 경찰에 연행되었고, 그의 차는 견인됩니다.
그는 만 하루 동안 경찰서 유치장에 갇혔다가 혐의없음으로 풀려났는데, 그의 여권이 승용차 안에서 나중에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바로 다음 날인 9월 1일 열릴 '일본 돌고래의 날 행사'를 방해하기 위한 일본 정부가 그를 부당하게 탄압한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릭 오베리의 돌핀 프로젝트팀과 더불어 다이지 현지에서 꾸준히 돌고래 학살의 실상을 감시해온 '시셰퍼드' 소속 촬영활동가들도 아무런 설명 없이 8월 30일 일본 입국이 금지되어 오사카 공항에 발이 묶여 있다가 본국으로 송환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들은 그저 멀찍이 떨어져서 카메라를 통해 고래잡이 선단의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이를 인터넷을 통해 알렸을 뿐입니다. 이들의 입국 자체를 금지한 것은 전 세계에서 다이지 마을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는 것에 일본 정부가 커다란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준 꼴이 되었습니다. 국제적 관심이 집중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해 시민의 권리인 표현의 자유를 정부가 나서서 부당하게 침해하고 있는 것이지요.
인간도, 돌고래도 함께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