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깨시골농가 창고에 기대에 마르고 있는 참깨, 나에게 이 모습은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보였다.
김민수
집 옆에는 창고가 있는데, 창고는 양철지붕을 잇는 재료로 벽을 마감했다. 아마도 사용하던 것인가 싶은데 일정한 패턴으로 골곡진 것이 화폭인 셈이다. 거기에 참깨가 기대어 그림이 되었다. 공교롭게도 잘 마른 참깨의 색깔이 양철에 칠해진 페인트와 같은 색이다. 일정한 패턴이 세로 일색인 가운데 참깨단을 묶은 줄은 가로이며, 도드라지게 붉은 색 끝이다. 그리고 사진의 맨 윗부분도 양철이지만 골곡도 페인트도 없는 직선 양철판이다.
문학작품이나 예술작품 혹은 사진 등을 해설해 놓은 내용을 보면 작가가 그런 의도를 정말 가지고 있었을까 싶은 해설들을 본다. 어차피 그것이 해설가의 역할이지만, 작품을 해석함에 있어서 때론 작가가 인지하지 못한 부분들까지도 해석하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는 난해한 이론만 남고, 그래서 일반인들은 그냥 보고, 느껴도 될 예술작품에 대해 거리감을 느끼게 된다. 마치, 어떤 이론적인 기초가 없이는 작품 감상을 할 수 없는 것처럼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예술도 마찬가지다. 마치 어떤 전문가가 독점을 하는 것처럼 생각되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우리의 일상에서 자신이 예술적인 행위를 한다고 인식하지 않으면서 예술가적인 삶을 사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나는 시골 농가에서 그것을 보았다.
투박한 농부의 손, 그저 처마 밑에 사용하던 물건을 하나 둘 가져다 놓고, 참깨도 거뒀으니 잘 마를 자리에 넌 것인데, 그게 예술작품이 된 것이다.
'그 어떤 예술가도 이런 작품을 만들긴 힘들 걸?'계절의 변화도 그러하다. 어찌 저 풀들이며 나무들마다 제각기 다른 꽃을 시절에 따라 피운단 말인가?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공유하기
그 어떤 예술가도 못 만든다, 이런 작품은...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