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교섭단체 대표연설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김무성 대표는 "새누리당은 개혁적 보수의 길을 걷겠다"며 "더불어 함께 사는 ‘포용적 보수’, 서민과 중산층의 삶을 먼저 챙기는 ‘서민적 보수’, 부정부패를 멀리하는 ‘도덕적 보수’,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책임지는 보수’의 길로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성호
그 과정에서 정부와 권력층은 기업에 각종 특혜와 각종 정책자금을 지원했고, 기업들은 손쉬운 성장으로 부를 축적했다. 그 일부를 권력층에게 반대급부로 제공하며 정경유착이라는 일그러진 단어를 만들어가며 재벌로 성장했다. 이러한 산업화 과정에서 대한민국의 노동자는 공장의 기계설비의 일부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전태일에서 시작해 동일방직, YH무역 노동자 사건은 노동문제의 사회적 인식을 깨우는 계기가 되었으나 그때뿐이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봇물 터지듯 터지던 노동자들의 권리 찾기와 노동조합 운동은 1997년 IMF 사태로 활기를 잃었다.
이후 정권과 보수 언론의 공격으로 민주노총과 전교조, 일부 노동조합은 "기득권을 지키는 이익집단"으로 국민에게 인식되고 말았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폭과 마음의 골은 커지고 깊어만 갔다. 수많은 노동자가 싸우고 때로는 목숨까지 내놓았다. 기업들은 큰 어려움 없이 성장해갔고 정부는 기업의 보호자를 자처하며 노동자들을 구속하고 일터에서 내쫓았다.
새누리당 김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청년들이 스스로 3포, 5포, 7포라고 자조하고 포기했던 것을 다시 찾아주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며 "청년세대들의 꿈과 희망까지 포기하게 만든 최대 원인은 바로 일자리"라고 말했다. 또 "노동개혁의 성공 없이 다른 개혁의 성공은 불가능하다. 노동개혁의 궁극적인 목표는 새로운 시스템 구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특히 청년들을 위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노동시장에서 가장 보호받아야 할 약자인 청년층과 비정규직이 오히려 노조 울타리 밖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특히 대기업 정규직 강성노조가 많이 포함된 민주노총의 경우 노사정위 참여도 거부하고 파업을 일삼으면서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했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우리나라 대기업, 특히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는 전부 과격·강성·귀족 노조다. 매년 불법 파업을 일삼았다"며 "불법파업에 공권력이 투입되면 쇠파이프로 두들겨 팼다. 공권력이 그들에 대해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우리나라가 (1인당 국민소득) 2만 불 대에서 10년을 고생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그런 일이 없었다면 우리나라는 3만 불을 넘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 경제발전 정체의 원인을 대기업 강성노조의 불법파업으로 몰아갔다. 김 대표가 이런 발언으로 노리는 것은 뻔하다. 노동조합의 정상적인 활동을 부정적 의미로 퇴색시키고 전체 노동자의 10%에 불과한 노동조합 구성원들과 비노조 노동자들, 청년층을 갈라놓는 것. 나아가서 내년 총선에서 보수층을 결집하고 일부 젊은 세대층을 껴안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왜 노동개혁만 외치고 재벌개혁에는 입 다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