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다브 그래피티 작가
김영숙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지난 6월,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에 그래피티 전용공간을 마련했다. 그래피티를 양성화하자는 시도로 진행한 이 프로젝트의 예술가는 레오다브다.
"녹사평역이 지하 4층까지 꼬불꼬불 이어지고 공간도 많아 작업하는 데 재밌습니다. 작업하고 있으면 사람들이 신기해하면서 사진을 찍고 관심도 많이 보입니다."그래피티에 대한 거부감이 하루아침에 없어지지 않겠지만 많이 접하면 이미지가 바뀔 수 있다고 믿는 레오다브는 '그래피티는 낙서가 아닌 문화이자 예술'이라고 강조했다.
"그래피티의 역사가 낙서에서 시작한 건 사실이죠. 초기의 벽화인 동굴벽화도 낙서에서 시작했으니까요. 그림도 낙서인거죠. 그림의 바탕이 캔버스인지, 동굴인지, 거리인지가 다를 뿐이죠. 작품이 갤러리를 벗어나 거리로 나온 겁니다."요즘 그는 둥근 모양의 카무플라주(=군복처럼 얼룩덜룩한 무늬)에 톡톡 튀는 색깔을 조합한 작업을 많이 하고 있다. 이 모양처럼 사람들이 서로 다양성을 존중하며 살아가길 꿈꾸며.
힙합동아리에서 그래피티를 만나다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레오다브는 힙합동아리에 들어갔다. 외국 뮤직비디오를 보는데 배경으로 그래피티가 나오자, 선배들이 레오다브에게 동아리방을 꾸며보라고 제안했다. 처음엔 스프레이로 하는 건지도 몰라 락카나 붓, 매직으로 꾸몄는데, 반응이 좋았다. 그 후 학교건물 뒤, 동네 터널 등, 그의 도화지는 넓어졌다.
대학을 졸업하고 2년간 다른 일을 하기도 한 그는 그래피티에 '올인(all in)'하겠다는 마음으로 2007년 고향인 인천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친구 여럿과 작업을 같이 했지만 모두 떠나고 혼자 남아 어려웠던 시절도 있었지만, 대학 동기인 임진수씨가 재작년부터 매니저로 활동해 더욱 든든하다.
"인천에서 저 빼고 그래피티 작가가 대학생 한 명밖에 없어요. 전국적으로도 많지 않죠. 2013년 30대 그래피티 작가 한 분이 희귀병으로 사망한 일이 있는데 전국에 있는 작가들이 모여 200~300m 벽면에 추모 그림을 그린 적이 있어요. 그때 처음으로 작가 50여명을 봤죠. 각자의 색깔이나 생각이 워낙 강해 집단으로 모여서 하는 경우가 드물어요. 그래피티는 특별한 규칙 없이 자유롭게 그리는 거죠. '이렇게 그리는 거야'라는 게 따로 없어요. 내가 하고 싶으면 그렇게 하는 거예요."빅뱅 뮤직비디오 작업에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