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의 눈물> 발매 80년 기념 CD
이준희
이난영이 직접 부른 8곡 <목포의 눈물> 중에는 1935년 초판은 물론, 일본에서 발표한 1936년 판, 1957년 라디오 실황, 1961년(?) 공연 실황 등이 망라되어 있다. 특히 북받치는 감정을 이기지 못해 울먹이면서 부른 라디오 실황 녹음은, 곡절 많았던 이난영의 삶을 떠올리게 하는 절창 중의 절창으로 꼽힌다.
다른 가수가 부른 <목포의 눈물> 중에서는 일본 가수 스가와라 쓰즈코가 1955년에 발표한 일본어 곡, 김시스터즈가 1970년에 녹음한 추모곡이 눈길을 끈다. 이난영의 딸 둘과 조카로 구성된 3인조 그룹 김시스터즈는 명실상부한 한류와 걸그룹의 원조로 꼽히고 있는데, 1970년에 11년 만의 귀국 공연을 하면서 어머니이자 고모인 이난영 추모 음반을 발표했고, 그 머릿곡으로 <목포의 눈물>을 불렀다.
'삼백년 원한 품은 노적봉 밑에'라는 가사로 식민지 조선의 민족 감정을 절묘하게 표현하면서, 한편으로는 검열 통과를 위해 그 가사를 비틀어 표기했던 노래. 한국 대중음악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주류 장르인 이른바 '트로트'의 양식 전형을 확립한 노래. 그리고 이제는 근대적 지역 전통의 가능성까지 평가받고 있는 노래. 모두가 <목포의 눈물>이 품고 있는 80년 역사 마디마디에 서린 이야기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