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stasy181.8cm x122.7cm, oil on canvas, 2015, 이영만 作
이영만
75분의 01초, 번뇌, 연민, 목마름, 결핍, 만남, 헤어짐, 속박, 자유, 사랑, 환희, 충만, 희열…. 과거에서 현재로 의식에서 무의식으로 관념에서 실재로 허공에서 기억으로 찌른다. 찰나의 순간 불멸(不滅)하고 심(心)의 시공(時空)에서 유영하여 온 우주에 이른다.
위 작품'ecstasy'는 이탈리아 조각가 지안 로렌조 베르니니(Gain Lorenzo Bernini)의 대리석 조각 작품 '성 테레사의 환희'(The Ecstasy of St. Teresa)에서 차용한 이미지이다.
베르니니의 조각은 하늘의 천사가 황금의 뜨거운 화살로 테레사 수녀의 심장을 뚫는 순간, 아픔과 고통 그리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희열과 환희로 충만해진 '찰나'를 표현하고 있다. 베르니니가 표현하고자 한 것은 바로, 어떤 순간의 이미지였을 것이다.
이영만 작가는 차용한 이미지를 화폭에 담아내는 것으로 끝내지 않았다. 작가의 다양한 작품 속에는 삶의 한순간 '찰나'와 함께 과거와 현재가 이어지는 인생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작품'ecstasy'는 개인의 주관적인 느낌에 따라 감상 포인트가 확연히 달라진다. 어딘가 모르게 낯설지 않은 이미지이다. 곧 강렬한 색채에 빠지다가 비워진 공간에 시선이 머문다. 그 공간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이 들여다 보였다.
그곳에는 사랑, 청춘, 아픔, 배신, 이별, 슬픔 그리고 죽음과 영원불멸한 약속의 '찰나'들이 새겨져 있다. 이영만 작가는 순간의 이미지를 차용하여 그 안에 인생을 담아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