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4남북합의에 대해 북한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까지 나서 유화 제스처를 취했다. 문제는 우리 정부의 태도이다.
JTBC뉴스룸 화면 갈무리
그러나 우리 정부는 5.24조치 해제에 대해선 선을 긋고, 핵을 공공연히 입에 올리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모처럼 조성된 화해 무드에 찬물을 끼얹을 뿐이다. 다행스럽게도 북한은 8.24합의 이후 유화적인 입장이다.
북측 협상대표였던 김양건 북한 조선노동당 비서는 27일(목) 조선중앙통신과의 질의응답에서 "우리는 이번 북남 고위급 긴급접촉의 합의정신에 기초해 온 겨레의 지향과 염원에 맞게 북남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도 나섰다. 조선중앙TV는 28일(금) "우리는 운명적인 시각에 화를 복으로 전환시킨 이번 합의를 소중히 여기고 풍성한 결실로 가꿔가야 한다고 했다"는 김 제1위원장의 뜻을 전했다.
문제는 박 대통령의 대북인식이다. 영국 리즈 대학교 사회학 및 현대한국학 명예 선임연구원인 에이단 포스터 카터는 24일(월) 영국 <가디언>지에 기고한 글에서 박 대통령의 대북관에 대해 이렇게 적었다.
"박 대통령은 '신뢰의 정치(trustpolitik)'를 모색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임기 내내 (북한에) 강경 일변도였고, 상상력 부족을 드러냈다. 박 대통령의 관심은 통일에 기울었다. 그러나 그의 통일론은 평양과의 협력 보다는 우발적 사태를 뜻했다. 늘 신경질적 반응을 보여 왔던 북한은 박 대통령의 진짜 의제가 체제변화(regime change)에 있는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8.24남북합의는 남북관계가 경색기로 접어들었던 2008년 이전으로 돌아갔다는 데서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사실 남북이 이 정도까지 합의하는 데에도 엄청난 역량이 소진됐다. 안타깝게도 이 모처럼의 기회마저도 우리 정부는 달가워하지 않아 보인다.
북한은 예측하기 어려운 상대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지금 이대로 8.24남북합의 이행에 달갑지 않은 태도를 고수한다면,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는 얼마든지 예측이 가능하다. 부디 모처럼의 기회를 잘 살려 박 대통령이 공언한대로 '대박'을 터뜨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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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8.24 남북합의 이행 의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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