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일산 풍동 전시장 내부
BMW 코리아
도대체 어떻게 얼마나 혜택을 받고 있길래 그럴까. 현재 개인이나 법인사업자의 경우 업무용 차량이라는 이름으로 자동차를 살 때나 빌려탈 때(리스 구입 등) 비용으로 인정받고 있다. 따라서 차량 구입비나 리스 비용 등이 개인이나 법인 사업자의 소득에서 빠지게 된다. 그만큼 세금을 매길 수 있는 과세표준이 내려가면서, 세금도 덜 내게 된다.
10년째 대형회계법인에 다니고 있는 조아무개 회계사는 "대부분 전문직 개인사업자들이 어느정도 수입이 올라오면 고가의 리스 차량을 이용하게 된다"면서 "좋은 차를 타면서 수천 만 원 세금까지 아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그가 세무 회계를 봐주고 있는 고객들 대부분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예를 들면 1년에 1억1000만 원 버는 개인사업자는 35%의 종합소득세와 주민세 등으로 2800만원의 세금을 내야한다. 하지만 월 250만 원씩 리스 비용을 내는 수입차를 이용하면, 1년 동안 3000만 원의 리스 비용이 고스란히 소득에서 빠지게 된다. 이 사업자의 소득은 8000만 원으로 줄고, 세금 역시 1700만 원으로 줄어든다. 조 회계사는 "고가의 수입 차를 몰고 다니면서, 1년에 1000만 원 이상 합법적(?)으로 세금을 덜 내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법인 리스차량은 자동차를 구입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취등록세와 국공채 매입 부담도 없다. 따라서 수입차 업체나 딜러 등은 아예 대놓고 이 같은 세제혜택을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한국이 유독 고가의 수입차가 많이 팔려 나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는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자료를 보면, 지난 2014년에 1억 원 이상 수입차 판매량 1만4976대 가운데 1만2458대(약 83%)가 업무용으로 등록됐다.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부의 이상한 세법 개정... 당연한 보험가입과 로고부착만으로도 세금 면제?문제는 이 같은 고가의 수입차 업무용 차량이 대부분 사적인 개인 차량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 조 회계사는 "이렇게 뽑은 고가의 차량들은 업무용 보다는 가족들이 사적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담철곤 오리온 그룹 회장 부부가 자녀들의 학교 통학용 차량으로 수억 원짜리 람보르기니와 포르쉐 등을 이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회적 공분을 사기도 했었다. 담 회장 역시 이들 차량을 회사 이름으로 리스해 사용했다. 담 회장은 당시 300억 원대의 회삿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해 처벌을 받았다.
고가의 회사 업무용 차량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이어지자, 정부가 뒤늦게 법을 바꾸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세법개정안을 두고 실효성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오히려 고소득층의 세금회피를 잡아내지도 못한 채,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불이익을 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법 개정안이 조세 형평성에서 크게 어긋난다는 것.
정부가 내놓은 개정안은 업무용 차량의 경우 가격에 상관없이 총 비용의 50%까지 경비로 인정해준다는 것이 골자다. 물론 해당 임직원이 자동차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또 경비로 100%를 인정받고 싶다면 자동차 운행일지를 쓰거나, 회사로고 등을 차에 부착하면 된다. 이런 규제를 통해 일부에선 과거보다 회사 차량의 사적 이용이 줄어들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정부안 자체가 너무 허술해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더 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아예 "기본적인 원칙을 무시한채 사업자에게 과도한 세제혜택을 여전히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여론을 의식해 허울뿐인 대책을 내놨다는 것이다.
"차량일지 의무 작성, 구입 비용 경비 처리 한도 설정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