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안 삼각산고등학교 교사가 26일 오후 서울 강북구 삼각산고등학교에서 열린 자신의 정년퇴임식을 마친 뒤 재학생, 졸업생, 동료 교사, 학부모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유성호
"실망하고 있던 꿈에 관한 새로운 희망을 보았고, 함께 하는 즐거움을 배웠고, 공부를 더 사랑하게 됐고, 모든 것에 부딪혀 도전하게 됐다. 이런 것들을 삼각산고가 내게 알려줬다."
옥현종 삼각산고 교장은 한 졸업생의 글을 읽어 내려갔다. 이어 "이러한 학생을 졸업시킨 삼각산고가 혁신학교의 성공사례가 된 이면에는 모든 선생님 수고와 노력과 땀과 눈물과 희생이 있었다. 그 핵심에는 늘 김정안 선생님이 계셨다"고 말했다.
옥 교장은 이후 예정에 없던 노래 <타는 목마름으로>를 부르면서 '민주주의여 만세'를 "김정안 만세"로 고쳐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 많은 이들이 김정안 교사를 향해 '들국화'의 <축복합니다>, '해바라기'의 <사랑으로>를 함께 부르기도 했다.
26일 오후 서울 강북구 삼각산고에서는 김정안(62) 교사의 정년퇴임식이 열렸다. 여느 퇴임식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학교는 정년퇴임식을 김정안 교사의 고별 특강으로 꾸몄고, 김 교사가 발표한 소논문·보고서·기고문과 언론 인터뷰 등을 모아 자료집을 만들었다. 퇴임식에는 삼각산고 교사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 교사, 재학생, 졸업생, 학부모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 1975년 처음 교단에 선 김정안 교사는 2011년 개교한 삼각산고의 첫 혁신기획부장으로서, 4년 동안 혁신교육을 이끌었다. 이후 삼각산고는 서울형 혁신학교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벨트'에 있는 삼각산고는 개교 당시 지역에서 환영받지 못했다. 이후 혁신교육에 대한 입소문이 나고 대학 진학률도 좋아지면서, 학생과 학부모가 선호하는 학교로 바뀌기 시작했다.
특히, 학생들을 성적순으로 줄 세우는 대학 입시가 존속되는 상황에서 고등학교에서도 혁신교육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줌으로써, 교육계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25일 박재동 화백은 김정안 교사에게 '혁신학교의 어머니'라는 문구를 넣은 초상화를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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