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제3야전군 사령부 방문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오후 한민구 국방부 장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경기도 용인 제3 야전군 사령부를 방문해 군의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도가 최고점을 향해가고 있다. 북한군이 20일 오후 두 차례 포사격을 한 데 이어 오후 5시 "48시간 내에 대북 심리전 방송을 중지하고 모든 수단을 철거하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을 개시하겠다"고 천명하면서, 22일 오후 5시 이후 북한의 추가 도발이 예상되는 상황.
"국가의 역할이 뭔가. 충돌 상황에서 확전을 막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것 아닌가. 박근혜 대통령도 '전쟁 중에도 대화는 필요하다'고 하지 않으셨나. 사태를 수습하자는 김양건 대남 비서의 서한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문정인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1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현재 상황을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이 완전무장한 전시상태로 진입하라는 명령을 내린 데다, 48시간 이내에 대북심리전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에 군사행동을 하겠다고 나왔다는 점에서, 중대기로에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규정하면서 이렇게 제안했다.
통일준비위원회 민간위원이기도 한 그는 "김양건 대남비서가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에게 보낸 서한에는 현 사태를 수습하자는 것 뿐 아니라 '관계 개선의 출로를 열기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며 "북도 현 상황에 대한 출구를 고민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김 대남비서의 서한에 대해 "북한이 포격 도발 자체를 부인하는 등 여러 상황을 종합하면 대화 의지가 있는지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일축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문 교수는 "지뢰폭발 사건 이후 남북간에 치킨싸움 양상이 전개되는 가운데 북한이 김양건 비서의 서한을 통해 손을 내밀고 나온 것"이라며 "현재 우리 정부의 통일외교안보 컨트롤라인은 상황 전개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진정성을 얘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화를 통해 북의 요구를 수용하는 한편, 우리도 북에게 책임자 처벌과 사과를 요구하고 비무장지대에 대한 군사적 긴장완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면서 "박 대통령이 '전쟁중에도 대화가 필요하다' 해놓고 지금 상황에서 대화를 피하는 것은, 그 발언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이 발언은 지난해 10월 4일 인천아시안게임에 폐막식에 참가하기 위해 인천을 방문한 황병서 총정치국장 등 북한 최고위급인사들이 김관진 안보실장과 만나 남북 고위급 접촉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으나, 10일 일부 탈북자 단체의 전단살포에 대해 북한이 고사총 총격을 가하면서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나왔다.
박 대통령은 그 직후인 13일 통일준비위 2차 회의에서 "남북고위급 접촉을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면서 "전쟁 중에도 대화는 필요하다,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히 대처하되 대화의 문은 항상 열어 놓고 한반도 평화정착과 긴장완화를 위해 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정성장 "청와대와 북 국방위 접촉통해 접점 모색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