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노조 등의 집회가 개최되자, 인천성모병원 측은 "응급실 앞 집회가 웬 말이냐"는 게시대를 집회 장 주변에 설치했다.
한만송
이런 상황에서 인천교구는 인천성모병원 부지를 더 확보하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는 재정난을 이유로 옛 경찰종합학교 부지를 종합의료시설 중심으로 개발하기로 하고 밑그림을 그렸다. 옛 경찰종합학교 부지 18만 5849㎡에 대한 도시관리계획 중 청소년미래센터(9917㎡)와 자원봉사종합센터(1만 1570㎡), 제1근린공원(1만4139㎡), 고등학교(1만 7000㎡) 등의 도시계획시설을 폐지 또는 변경한 것이다. 대신에 종합의료시설 부지를 기존 1만 8663㎡에서 6만 3748㎡로 4만 5085㎡ 늘렸다.
인천성모병원과 바로 인접한 부지라서 특혜 논란도 있었지만, 시는 재정난을 핑계로 공공시설 계획을 축소하는 대신 종합의료시설 부지를 확대하는 것으로 도시관리계획을 변경했다.
인천성모병원이 2010년 병원 주차장 부지를 인수할 때의 토지가격을 기준으로 인천성모병원이 추가로 매입할 것으로 보이는 토지의 가격은 대략 650억 원이다. 국제성모병원과 인천성모병원에서 발생한 환자 유치 관련 잡음이, 최근 몇 년간 막대한 돈을 지출하고 옛 경찰종합학교 부지를 더 매입하는 데도 막대한 돈이 필요해서인 것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인천의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환자 유치가 다급한 것은 알겠지만, 어떻게 다른 병원 앞에서까지 환자 유치에 나설 수 있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노동계 "인천성모병원 돈벌이 경영 그만둬야"인천교구가 인천성모병원을 경영한 지 올해로 10년째다. 병원은 초고속 성장했지만, 그 속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권익은 땅에 떨어졌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는 지난 19일 인천성모병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실시간으로 병원 진료 입원환자 현황을 모니터로 공지하며 입원 조치를 독려하고, '외래환자 2000명 돌파하는 날, 3000명 돌파하는 날' 등을 정해 직원에게 퇴근 후 길거리 홍보 활동, 직원 한 사람이 신규환자 10명 이상 소개하기 운동 등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실적위주의 공격적인 경영정책으로 수입에 따른 진료와 차별 지원, 진료시간 마감이 없는 무한 진료를 실시하고, 입사 3개월이 되도록 식당 한 번 못 간 간호사가 있을 정도로 점심조차 먹을 수 없게 진료시간을 연장하는 게 다반사"라며 "인천성모병원은 돈벌이 경영을 그만둬야한다"고 주장했다.
노조 탄압이 계속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인천성모병원지부의 조합원은 한때 230여명이었지만, 지금은 11명으로 줄었다. 사실상 '식물노조'가 된 셈이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는 "인천성모병원은 그동안 지부 간부와 조합원에 대한 무차별적 징계 남발, 고소·고발, 11억 8000만 원 손해배상 청구, 부동산 가압류, 단체협약 해지 통보 등을 자행했다"고 했다.
상황이 심각하자, 이날 집회엔 국회의원도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