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조 대표가 지난 11일 주월산 정상에서 윤제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돈삼
보성 윤제림은 1960년대 중반부터 조성됐다. 정 대표 아버지의 손에서 녹화사업이 시작됐다. 당시 그의 부친은 주조장과 극장 운영으로 번 돈을 여기에 다 쏟아 부었다. 민둥산에 편백과 해송, 참나무, 밤나무, 상수리나무를 심었다. 헐벗은 산을 푸르게 가꾸는 게 살길이라는 사명감에서였다. 산림정보를 얻기 위한 독서와 연구로도 밤을 지새웠다.
시간이 흘러 밤나무가 유실수로서의 기능을 다하자 수종 갱신에 나섰다. 참나무와 굴참나무를 많이 심었다. 편백과 삼나무, 목백합, 육송, 고로쇠나무, 그리고 구상나무, 전나무 등 조경수를 심었다. 1960, 70년대 산림녹화의 주역으로 살았던 아버지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1992년 정부로부터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아버지께서 정말 고생하셨어요. 날마다 새벽 6시면 집을 나가서 날이 어두워져야 돌아오셨거든요. 두꺼운 청바지를 입으셨던 걸로 기억하는데, 집에 들어오시면 다리에 박힌 가시를 빼내고 소독약을 바르는 게 일상이었어요. '저렇게 힘든 일을 왜 사서 하시나' 싶었죠."정 대표의 회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