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학회 주최로 19일 오후 경북대학교에서 열린 '한국의 사학지배구조 형성과정 사례고찰-영남대는 누구의 것인가?' 학술세미나에서 엄창옥 경북대 교수의 사회로 정지창 전 영남대 교수와 최준 전 대구대학 설립자 손자인 최염 선생, 윤지관 덕성여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조정훈
윤지관 덕성여대 교수(한국대학학회 회장)는 '한국사학의 형성과 지배구조-영남대 문제와 관련하여'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대구대와 청구대의 통합은 어디까지나 두 대학의 전통과 설립이념을 살려가는 두 주체의 협의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정상"이라며 "그러나 군사정부와 박정희 정권으로 이어지는 제3공화국의 교육이념인 '조국근대화'를 위한 산업역군을 배출한다는 개발독재의 대학관에 의해 변형되고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독립적인 사학을 정권 차원에서 권력자에게 헌납하는 일은 민주국가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민립대학으로 세워진 대구의 양대 사립대학이 권력자 박정희에게 '소유권'이 넘어간 것 자체가 대구지역의 편향을 상징적으로 대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이어 "박정희 가문의 소유물처럼 간주되고 있는 영남대를 어떻게 공영적인, 혹은 시민적인 전통에 기반을 두는 대학으로 변모시킬 것인가의 문제는 지역정서를 어떻게 극복해나갈 것인가의 과제와 맺어져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대학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현재의 국면에서 중소규모 대학들을 지역민의 여망을 반영해 특성을 갖춘 공립이나 공영형 사학으로 변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며 "영남대는 그 대표적인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 대학의 소유권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공영적인 이사회 구성, 박정희를 활용한 운영이 대학의 보편성을 상실할 위험이 있어 지방주의를 탈피해야 한다는 점, 민립대학적인 성격을 회복해 지역주체의 교육운동 전통을 살려내야 할 필요성 등을 들었다.
정지창 전 영남대 교수는 "구 재단 복귀 후 영남대에서 일어난 눈에 띄는 변화는 박정희리더십연구소와 박정희새마을정책대학원이 설립된 것"이라며 "하지만 긴급조치라는 초헌법적 철권을 휘두른 독재자의 리더십을 연구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박정희 향수에 기댄 새마을운동이 과연 21세기 대학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을지 우려와 회의를 표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 전 교수는 이어 "박근혜는 영남학원 재단 설립자도 아니고 학교 발전에 기여하거나 재단에 사재를 출연한 공로자도 아닌 입시비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난 구재단의 이사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정 전 교수는 영남학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애초 설립한 분들의 뜻에 따라 교육이념과 운영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며 "청구대학이 추구했던 시민대학으로서의 역할, 대구대학이 추구했던 지역 인재 양성이라는 취지를 살려 미래지향적인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유병제 대구대 교수(전국교수노동조합 전 위원장)와 정재형 변호사(대구사회연구소 부소장) 등의 지정토론이 이어졌다. 또한 참가자들이 영남대 환수와 시민대학으로의 환원 등에 대한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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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는 대구시민의 것, 박정희 가문은 손 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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