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서 주문한 한 입 크기 만두, 다이후쿠모찌, 명물 해물 덮밥.
김종길
하카타 한 입 크기 만두(교자)는 그중 제일 맛있었다. 겉은 바싹한데 속은 아주 부드러워 식감이 뛰어났다. 게다가 손가락보다 작은 크기에 만두소를 넣은 교자는 한입에 쏙 들어가서 만두피가 터질 염려도 없었다.
한 입 크기의 작은 교자인 '히코구치(一口)교자'는 후쿠오카의 명물 음식이다. 원래 일본에서 교자는 반찬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한데, 후쿠오카 교자는 안주로 생각한단다. 그래서 술집에서 교자를 흔히 맛볼 수 있었다. 시원한 생맥주에 교자 한 입이면 극락이 따로 없다. 후쿠오카에서 이것을 먹어 보지 않았더라면 크게 후회할 뻔했다. 후쿠오카에 유명한 교자집이 많다고 하니 다음에는 꼭 들러볼 일이다.
선술집에서의 우스꽝스런 주문일본에서의 첫 식사를 마친 우리는 맛보다는 식당과 메뉴를 우리 힘으로 선택했다는 성공감에 도취되어 있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뻔뻔스럽게도, 우리의 눈썰미 때문이 아니라 한글 메뉴판 덕분에 쉽게 음식을 주문하고 먹을 수 있었다는 생각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진실을 깨달은 건 여행의 마지막 날 다시 하카타로 돌아와서 숙소에서 조금 떨어진 어느 술집에 갔을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