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에게 참나무 잎을 주고 있는 여성
송성영
코사니에서는 우유의 생산성을 늘이기 위해 축사 안에서 꼼짝 못 하고 젖을 짜내는 공장식 축산을 볼 수 없다. 우유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촉진제를 비롯한 온갖 첨가제를 넣은 사료도 볼 수 없었다.
인도 사람 중에는 고기를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가 많다. 이들 중에는 동물성 음식 중에서 고기와 동물의 알은 먹지 않지만, 유제품은 먹는 채식주의자(락토 베지테리언)도 있다. 이들은 인도 인구의 20~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전 세계 채식주의자들을 다 합친 인구보다 훨씬 많고, 전 세계 채식주의자의 70%를 차지한다고 한다.
이들은 육류에서 얻을 수 있는 단백질을 콩류와 우유, 버터, 요구르트 등의 유제품으로 보충한다. 그러다 보니 유제품을 가장 많이 얻을 수 있는 동물, 소의 젖은 무엇보다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다. 채식주의자는 물론이고 유제품을 즐겨 먹는 인도 사람들이 소를 신성시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인도 사람에게 우유는 시시때때로 즐겨 마시는 전통 차, '짜이'의 기본 첨가물이다. 북인도 코사니의 농가 대부분은 소 한두 마리 정도를 키우고 있다. 틈틈이 가족들이 먹을 만큼의 소젖을 짠다. 가족이 먹고 남을 우유가 생기면 발효시켜 요구르트나 치즈로 가공해 보관하거나 젖소가 없는 가정에 얼마간의 돈을 받고 팔기도 한다.
축사에서 사료를 먹고 대량의 우유를 생산하는 소와 숲의 나뭇잎이나 초원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는 가난한 농가의 소에게서 나오는 우유의 질은 크게 다를 수 밖에 없다. 우유의 생산성을 높이는 사료를 먹일만한 형편이 못 되는 농촌 사람들이 오히려 질 좋은 우유, 유제품을 즐겨 먹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