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이틀 연속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선 지난 12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한 직원이 위안화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전에는 또 한 번의 긴장감이 흘렀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발표를 앞두고서다. 10시께 한국은행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예상했던 일"이라며 딜러들은 침착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따른 시장의 변화도 딱히 보이지 않았다.
오후 3시가 되자 이날 1190원대로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급락세로 전환하면서 장을 마감했다. 한 딜러는 "지난 이틀간은 환율이 1200원 가까이 치솟았기 때문에 팔려는 투자자들 전화가 많이 왔었다"면서 "근데 오늘은 시장이 다시 안정세를 찾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74원으로 마감해 전일 종가보다 16.8원 내렸다. 이틀간 30원 가까이 급등한 원·달러 환율이 하루 동안 17원 가까이 급락한 것이다.
코스피 지수는 위안화 평가절하 소식이 전해지며 오전 한때 1960선까지 밀리기도 했지만, 추가 절하 가능성이 적다는 중국 인민은행의 발표로 다시 반등했다. 어제보다 7.99포인트 오른 1983.46에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이 2000억 원 넘게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기관투자자들이 1900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코스닥도 1.97% 오른 731.36을 기록했다.
중국은 더는 추가로 위안화 가치를 낮추지 않겠다고 발표했지만, 앞으로 위안화 추가 절하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외환은행 딜링룸의 서정훈 연구위원은 "중국 경제가 파탄 나고 있다는 신호"라면서 "절하 폭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중국이 또다시 위안화 가치를 낮출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서 연구위원은 "중국은 7% 성장률을 유지하려 하지만, 이것이 힘들어지자 위안화 가치를 떨어트려 수출을 살리려는 의도"라면서 "결국 이 여파가 세계 경기가 회복보다는 둔화로 가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인위적인 위안화 가치 하락, 중국 경제 파탄나고 있다는 신호"중국의 이번 조치는 한국 등 주변 경쟁국의 실물경제는 물론이고 향후 세계 금융시장의 판도까지 크게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우선 당장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시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애초 금융계에선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를 9월로 예상했다. 그러나 연방준비제도가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달러화 강세와 수출업체의 경쟁력 하락을 우려해 이를 12월 이후로 늦출 가능성이 커졌다.
가장 큰 걱정은 위안화 가치 하락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다. 일단 정부는 중국에 대한 우리 수출의 70%가 중간재 수출이기 때문에 위안화 가치 하락이 우리 수출에 나쁘지 않다고 전망하고 있다.
최경환 경제 부총리는 지난 12일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는 수출경쟁력 강화 목적도 있다"며 "우리나라가 중국에 수출하는 대부분이 중간재이기 때문에 우리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중간재 수입을 줄이고 자급률을 높이는 추세다. 이 때문에 벌써 기업들 사이에선 이번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우리나라의 중국에 대한 수출 경쟁력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지고 있다.
서 연구위원은 "낙관할 때가 아니다"라며 일침을 가했다. 중간재 수출은 긍정적이라도 완제품 수출에서는 불리해진다는 것이다. 서 연구위원은 "중국은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우리나라에서 100위안에 사 오던 제품을 이제 120위안에 사와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중국으로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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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위안화 절하...충격 중국경제 파탄의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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