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개정교육과정 추구하는 인간상2015개정교육과정 총론 시안 자료집 33쪽
이부영
결국 교육기본법에서 제시하고 있는 인간상 '홍익인간' 아래 '창의융합형 인재를 기르기 위한 여섯가지 '핵심역량'을 두고, 또 그 아래 급별로 네 가지 '인간상'을 둔 다음, 각 교과별 '역량'을 두고 있는 셈이다. 현장교사인 기자 역시 이 말들이 무엇을 말하는지, 이렇게 제시한 인재상, 인간상, 핵심역량, 역량이 현장교사들이 아이들을 어떻게 바꿀 수 있다는 것인지 매우 혼란스럽다.
교육부와 연구자들은 교육과정이 바뀔 때마다 교사연수를 강조해서 이번에도 이에 대한 교사들의 연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한다. 그런데, 교사 연수로 가능하다고 본다는 자체가 순진하다 못해 시대착오적이 아닐 수 없다. 총론 공청회 자유발언에서 어느 분이 '홍익인간'이면 됐지 '창의융합인재'는 무엇이고, '핵심역량'은 또 무엇인가라고 질문한 것이 충분히 이해가 된다.
제2조 (교육이념)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교육기본법)이 즈음에서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교육기본법에 '교육이념'을 제시한 지 꽤 오래되었지만, 과연 그동안 우리나라 공교육으로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하게' 했는지를.
총론 시안에서 제시하고 있는 '여섯 가지 핵심역량'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 연구자들은 확정된 것이 아니라고 얘기를 하고 있긴 하지만, '핵심역량'은 기준을 어디에 어떻게 잡았느냐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제시된 여섯 가지 핵심역량에 대해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환경문제와 기후변화에 따라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전지구적으로 생태적 감수성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그런데 핵심역량에 생태와 관련한 내용이 들어가 있지 않은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국가수준 교육과정이 내세우고 있는 교육과정의 성격 중, '국가 수준의 공통성과 지역, 학교, 개인 수준의 다양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교육과정', '학습자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신장하기 위한 학생 중심 교육과정', '교육청과 학교, 교원·학생·학부모가 함께 실현해 가는 교육과정'으로 봤을 때, 2015개정교육과정이 제시하고 있는 인재상, 핵심역량 내용과 제정 과정이 과연 교육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교육과정으로 알맞은 것인지 교육부와 연구자들은 스스로 짚어볼 필요가 있다.
34년 동안 학교현장에 있으면서 국가수준교육과정이 개정되는 모습을 수없이 지켜봐왔다. 지켜본 결과 국가수준 교육과정은 '미래 대비'는커녕 늘 뒷북만 쳤으며, '교육패러다임을 전환'하기는커녕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권이 주장하는 내용을 담기에 급급했다.
임기 안 개정을 목표로 늘 교육과정 연구과정은 충분한 사회적 협의과정을 거치지 못하고 급속 개정을 했다. 2015개정교육과정은 기자가 지켜본 바로는 역대 초고속 급속 개정이다. (관련기사:
교육과정 개정하면 안되는 8가지 이유). 그러다보니 주5일제 전면 도입이 4년째 시행되고 있는데도, 2015개정교육과정에서는 여전히 주6일제 체제인 교육과정을 유지하면서, 그 틀 안에서 말만 새로 바꾸고 있는 것이다(관련기사:
주5일제 도입 4년, 왜 개정안은 6일제 기반? ).
과연 교육부와 연구자들은 2015개정교육과정 내용으로 우리 아이들을 '네 가지 인간상'과 '여섯 가지 핵심역량'을 달성해서 '창의융합형 인재'를 만들어서 '홍익인간'으로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전체가 아니라면 대체 몇 명이나 이런 인간으로 만들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런데 아이들은 과연 이런 인간이 되고 싶어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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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만에 독립한 프리랜서 초등교사. 일놀이공부연구소 대표, 경기마을교육공동체 일놀이공부꿈의학교장, 서울특별시교육청 시민감사관(학사), 교육연구자, 농부, 작가, 강사. 단독저서, '서울형혁신학교 이야기' 외 열세 권, 공저 '혁신학교, 한국 교육의 미래를 열다.'외 이십여 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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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인간'이면 됐지, 창의융합형 인재가 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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