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면 조각
임윤수
카주라호를 장식하고 있는 조각 속 여인들은 똑바로 서있는 여인이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나 같이 다리를 비비꼬고, 허리를 뒤튼 자세, 이렇게 보면 요염하고 저렇게 보면 성적 유혹을 자극하는 교태가 철철 넘치는 성교 포즈입니다.
99자세에서 69자세까지그녀들이 취하고 있는 자세는 요가라고 했습니다. '요가'는 '보가'라고 했습니다. '보가'는 인도 말로 '빠구리'라고 했습니다.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빠구리'를 검색해 보니 '성교'를 속되게 이르는 말'로 나옵니다. 결국 요가는 성교를 잘하기 위한 몸 풀이쯤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인간이 성교를 하면서 취할 수 있는 자세는 84가지쯤 된다고 합니다. 그 84가지 자세를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모래알 크기만큼을 떼어내고, 먼지 크기만큼씩을 갈아 조각한 것이 거대한 카주라호를 장식하고 있는 하나하나의 조각들입니다.
눈으로 보고 있어도 믿기지 않습니다. 그 옛날, 저걸 어떻게 만들었지? 야동은 물론 포르노잡지도 없었을 시절, 저렇게 야한 포즈를 어떻게 상상하며 조각을 했지? 저런 성교자세가 실제로 가능할까? 1000년이 넘는 세월을 어찌 이토록 생생하게 버텼지? 풍화(風化)도 비켜갔나?